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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달력을 보니 어제가 춘분(春分)이었습니다.
문홍연 | 승인 2021.03.21 13:19

#일상
달력을 보니 어제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春分)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농막 앞에다 심어놓은 목련이 철벽(鐵壁)같은 아린(芽鱗)을 안으로 부터 깨부수고 꽃으로 터지려고 합니다. 봄바람까지 살랑 불어옵니다. 

오래전에 봤음직한 시조 한수 올립니다.

           개화(開花)
                時調/ 이호우(1912~1970)
                                                       
꽃이 피네, 한 잎 두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봤던 시조입니다.
(중학교 국어책이었는지도 모르구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가 40년도 넘게 훌쩍 지나갔고 제 기억이 틀릴 수도 있으니 타박은 하지 마시구요)

꽃을 바라보는 마음도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요즘 들어 많이 느낍니다.
저 시조를 배울때만 해도 개화(開花)에 무슨 관심이나 있었나요? 
거저 국어선생님이 시험에 나온다며  밑줄을 그어주시며 하시는 말씀.... 평시조가 어떻고 시조의 율격이니 외형률(3·4·3·4)이 어떻고, 또 초장은 개화의 진행 중장은 개화의 절정 종장은 개화의 완성...이런 것들만 외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월도 많이 흘렀네요.
17살 소년이 어느새 63살을 먹었으니...

그리구요. 꽃나무를 직접 심고 기다리다 보면 꽃이 피는 모습이 어릴때와는 전혀 다르게 다가 오더군요. 아시다시피 목련은 가을이 되면서 꽃눈을 딱딱한 아린(芽鱗)으로 감싸고 한 겨울을 넘깁니다. 3월 춘분(春分)이 지나면서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라는 시인의 표현처럼 철벽같은 아린을 안에서 부터 벌리고 나옵니다.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일이지요. 

물론 저 시조가 작품성이 뛰어나니 국어교과서에도 실렸겠지만 꽃이 핀다는 단순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멋지게 표현하기도 쉽지않은 일이지요. 단 여섯줄의 문장에다 개화의 모든 과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의 탁월한 조탁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호우 시인의 표현처럼 농부는 거저
가만히 눈이나 감을 밖에요.....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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