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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신동엽의 '봄은'
취재부 | 승인 2021.03.19 13:58

     봄은
           詩 /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자연의 변화에 마음을 대입시키는 기법은 시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회성까지 반영시켜 작품화하기는 쉽지 않다. 시인의 투철한 사회 인식과 역사 의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그것을 의식하며 시를 쓸 수는 있지만 대쪽 같은 마음으로 평생 동행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시인으로 신동엽을 꼽을 수 있다. 장편 서사시 '금강'과 '껍데기는 가라' 등에서 익히 증명된 바 있는 신동엽은 어느 시에서든 사회성과 역사성을 느낄 수 있어 고맙다. 오늘의 시 '봄은'은 1968년도 발표한 작품이다. 6.25전쟁이 정전에 들어간 15년 뒤의 작품,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을 때...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은 왔건만 진정한 봄이 아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이 분단된 채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동족이 남북으로 갈려 미움의 쇠붙이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눈 녹이듯 사라지게 할 때 우리의 진정한 '봄은' 살포시 미소지을 것이다. 이게 신동엽이 생각하는 봄이다(耳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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