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십 중반의 노 시인에게 이런 시가 나온다는 것이 특별하다. 15세 소년과 같은 마음을 갖고 맑은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해맑고 순수한 영혼은 주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고백을 듣는다. 하지만 시어(詩語)는 해맑음에 멈추지 않는다. 하늘과 평화와 땅과 정의 나아가 사랑이 등장하니까. 우주 전체라도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상사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교차하는 과정, 병든 이 땅을 치유해 달라고 시인은 간구한다. 그러면 웃을 수 있다고, 찬송할 수 있다고.... 하늘을 향하여! 3월의 첫 날, 김 시인으로부터 이 '3월의 기도'란 시를 받았다. 따뜻한 봄에 어울리는 어린 양이 될 수 있었다(耳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