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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영국사(寧國寺) 은행나무를 만나러....
문홍연 | 승인 2021.02.04 09:23

#일상

영국사(寧國寺) 은행나무를 만나러....

1,000년이라... 기껏해야 100년을 사는 인간으로서는 현실감을 못 느끼는 긴 시간입니다. 사진 속의 저 은행나무는 1,000살을 넘게 사셨다는데 어찌 경외심(敬畏心)이 들지 않겠습니까?

마침 입춘절이라 의미 있는 곳을 가보고 싶어서 길을 나섰습니다. 김천에서 70여km 떨어져 있으니 먼 곳도 아니구요.

천 살이 넘은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서는 천태산 주차장에다 승용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오는 길목에 황간면에서 올갱이국으로 점심을 먹고 한 시간을 더 달려서 주차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 상가들이 많이 낡았다는 생각을 했더니 시설물을 새롭게 짓고 있더군요.

추풍령을 경계로 아래쪽은 경북 위쪽은 충북으로 갈리는데 도(道)만 다른 것이 아니라 기후까지 달랐군요. 김천에는 거의 눈이 없었는데 이곳에는 눈이 많이 왔었는지 길에 쌓였습니다. 등산로 옆에 걸린 수십 개의 걸개 시(詩)를 곁눈으로 읽으면서 오솔길을 천천히 올라갑니다.

등산로가 아기자기한 것이 볼거리가 많습니다. 삼신할멈바위, 삼단폭포 등 "충북의 설악"이라는 문구가 과장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큰 산도 아닌데 수많은 기암괴석과 바위를 뚫고 뿌리를 내린 고목들이 부지기수입니다.

30여 분을 걸어 영국사 일주문에 도착을 했습니다. '영국사' 이름이 특이합니다.

잠시 안내문을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영국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8년(668)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라 지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이름인 ‘영국사’는 고려 공민왕 10년(1361) 홍건적의 난을 피하기 위해 노국공주와 대신들을 데리고 떠난 피난길에 당시 국청사로 불렸던 이곳에 들러서 나라의 안녕을 빌었고, 그 뒤 나라가 평온하게 되었다 하여 편안할 영(寧)자와 나라 국(國)자를 써서 영국사로 고쳐 불렀다고 합니다.

(가을에 찍은 은행나무(영동군청 제공))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은행나무였으니 설명을 덧붙입니다. 영국사 은행나무의 수령은 1,000년이 넘었고 천연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높이가 31m, 나무 둘레만 해도 무려 11m나 된다는군요. 보시다시피 영국사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천태산 단풍과 더불어 멋진 풍광을 보여 준다 합니다.

올라온 김에 절집도 둘러봤습니다. 근데 절집이 왜 이리도 조용할까요? 무슨 측량을 하는 국토정보공사 직원 외에는 단 한 사람도 마주치지를 못했습니다. 이것도 코로나19의 여파(餘波)겠지요?

(상어흔들바위)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제535호)

숨겨진 보물은 엉뚱한 곳에서 만날 수가 있습니다. 발품을 조금 더 팔면 만날 수가 있지요.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세상살이의 이치를 새삼스레 느낍니다. 어떻게 자연석 기단 위에다 탑을 세울 생각을 했을까요?

시(詩)가 있는 천태산 등산로...

등산로 옆으로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시를 넣은 걸개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이 가는 시가 있군요.

1,000살이 넘은 천태산 은행나무를 보러 왔던 이유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천태산 은행나무
                              詩 / 이사랑

모 제약회사는
은행 잎사귀를 약으로 쓰는데
내 눈에는 은행이 돈으로 보이니
한 포대만 주워 팔면 책 한 권은 사고도 남겠다.

천태산 은행나무 아래 오면
늙은 선생의 말씀이 들린다

"사람들은 모두 쓸 데 있는 것의 쓰임을 알지만 쓸 데 없는 것은 쓰임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도다."*

말은 뒤집어 읽으면 바른 말이 되고
사람다운 사람은 냄새를 맡아보면 안다

흐음! 천 년 묵은 저 똥 냄새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계곡물처럼 흐르며 탐독하고 있는
고전 한 권! 그대도 읽어 보시라

천태산이 모시고 있는 성인을

*공자가 초나라로 갔을 때 초광 접여가 객사 문 앞을 지나가면서 부른 노래의 마지막 구절 「장자」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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