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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잇따른 정치권의 성추행을 보고-절제가 요구되는 시대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1.01.28 00:15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성 추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 입장에선 몇 십 년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격이다. 불명예를 안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성추행으로 감옥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性)에 대한 집착도 하나의 욕심이다. 그래서 성욕이라고 하지 않는가. 욕심을 자제할 줄 아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지녀야 할 덕목이다. 권력이나 금전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성(sex)에 대한 욕심은 더하다.

무엇보다도 성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강화되었다. 지난 세기의 성 관념으로 오늘을 살아가다가는 도덕적 패륜아가 되기 십상이다. 새로운 시대 조류에 빨리 적응해서 편승할 필요가 있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성적 기준은 비교적 무뎠다. 40년도 더 지난 얘기이다. 지금 생각하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라고 비웃을지 모르겠다. 강의가 끝난 뒤, 남녀 학생들이 어울려 자주 술자리를 가졌다.

꼭 바람직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의 걱정보다 나라에 대한 염려가 더 클 때였다. 막걸리로 한껏 흥이 오른 남녀 학생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고성방가(高聲放歌)하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여학생들이 한두 살 위의 남학생을 '형'이라고 불렀다.

이때의 관점으로 성을 보아서는 안 된다. 지금은 개인이 우선시 되는 시대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무척 예민하게 작동한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 눈에도 많은 편차가 있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사회운동을 한 것을 자녀뻘 되는 세대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진보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났다. 세상을 반듯하게 살아왔다고 보아왔던 사람이어서 허탈감이 더 크다. 예전 같으면 '했니 안 했니'로 진실 게임이라도 했겠는데, 당 대표는 모든 걸 인정하고 깨끗이 물러났다.

지난 세기, 사회운동 단체에서도 불미스런 일들이 간간이 일어났다. 성추행에 대한 문제였다. 이럴 때 대체적인 해결 기류는 조직(단체)를 위해서 가능한 한 밖으로 터트리지 않는 쪽이었다. 도덕성 결핍은 사회운동에 결정적 타격을 주었으니 남녀 당사자들의 이해도 빨랐다.

민주와 반민주, 통일과 반통일 등으로 사회를 보는 눈이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복잡다기(複雜多岐)하다. 그 속에서 개인을 추스르고 지키기에도 솔직히 버겁다. 성 문제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 위에서 생각해야 한다.

성추행(性醜行)은 성적으로 더러운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추한 행동(성추행)은 술이 개입되어 있을 때가 많다. 흔히 말하듯 술에 취했으니 그런 행동이 나왔지 맨정신이었으면 그렇게 했겠나? 술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술을 절제하는 수밖에 없다. '성추행'의 '추(醜)' 자는 술과 관계있는 글자이다. '닭 유(酉)'와 '귀신 귀(鬼)' 자가 합한 글자인데, 닭이 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원래 '술 주(酒)'와 '귀신 귀(鬼)'가 합해져 된 것인데, 가로로 너무 퍼져서 '술 주(酒)'에서 '삼수변(氵)'을 생략한 것이다.

술에 취한 귀신을 생각해 보라 얼마나 추하고 무서운가. 술이 원인이 되어 성 추행을 했고 그것으로 파렴치범이 되었다. 이런 일로 그동안 쌓아 올린 공력이 무화(無化)되어 사회에서 퇴출된다면 그것만큼 어이없는 일이 또 있겠는가.

현대를 포스트모던 사회라고 한다. 이 철학 사조는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파편화 개별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개인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시대인 만큼 실수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인내하며 절제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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