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다. 'ZOOM이 대세인 시대' 코로나19가 횡행하고 있는 때에 또 다른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 ZOOM을 통한 소통이다. 궁즉통(窮卽通)이라고나 할까. 삶은 아메바와 비슷한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들이 대면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틈을 이용해 침투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비대면을 선택할 수밖에. '비대면(非對面)'은 얼굴을 맞대지 않는 것이다. ZOOM을 통한 만남이 확산되고 있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영상을 매개로 만나는 것이 바로 ZOOM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ZOOM은 영상을 통한 만남과는 차이가 있다. 영상을 통한 만남은 일방통행식인데, ZOOM을 통한 만남은 다자통행 방식이다.

영상물은 제시되기만 하고 시청자는 그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다. TV, 영화, 인터넷 등이 좋은 예가 된다. 이것들은 쌍방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 ZOOM은 이 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제안도 할 수 있고 주장을 펼칠 수도 있다. 화면을 통해서 얼굴들을 확인하며 소통하니까 대화의 이점을 살릴 수도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회의, 토론회, 심포지엄, 컨퍼런스, 예배 등에 ZOOM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ZOOM을 이용할 줄 모르면 시대에 뒤져 사는 것이 된다. 그러니 배워야 한다. 문맹이 글을 깨우치듯 말이다.

요즘 ZOOM을 통해 소통하자는 초청이 자주 온다. 코로나19 이전 같으면 공력과 시간을 들여 참석했을 행사들이다. 그런데 ZOOM으로 초청 받으면 왜 그런지 마음이 식는다. 너무 편해서 그럴까.

닷새 전(12월 21일) ZOOM을 통해서 드리는 예배가 있었다. 고등학교 동기 신우회였다. 30명이 넘는 회원들 중 1/3에 해당하는 10여 명이 참석했다. 외국에 근무하는 친구도 함께 해서 시공의 초극을 실감했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육십 중반의 사람들에게 ZOOM이 만만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는 것. 예배에 참석한 숫자만 봐도 증명된다. 참석 율이 1/3밖에 되지 않으니 저조하달 수밖에….

예배 순서지는 대면 예배 때와 같다. 찬송이 있고 기도가 있다. 설교가 있고 끝에 축도도 있다. 친교의 시간도 가졌다. 찬송을 할 때, 반주기를 틀어 놓고 사회자가 인도했지만 들쭉날쭉 맞지 않은 게 ‘옥의 티’.

ZOOM 활용만 잘 하면 여러 가지 과외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오늘(12월 26일)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ZOOM으로 대화하자고 제안을 해 왔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황폐화해 고통을 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ZOOM이 소통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인터넷 강국이니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연배가 올라갈수록 접근성이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터. 젊은이들보다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글 / 이명재 발행인).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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