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두뇌에서 나온다. 그 정책이 글로 정리될 때 비로소 구체성을 띤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글로 정리된 정책은 집행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따라서 집행된 정책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후대에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史料)가 될 것이다.

경상북도 외교통상과에서 귀한 책을 한 권 출판했다.『경북외교백서』이다. 책 제목 앞에 달린 '세계와 소통ㆍ협력하는'이란 수식어를 넣어야 보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올 12월에 출판했으니까 아주 따끈따끈하다.

이 책은 민선 7기 이철우 도지사 취임 후 2년간의 경상북도 외교 통상 백서이다. 총 345쪽에 달하는 책 안에 경북의 외교 통상 실적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이 지사도 발간사에서 밝혔지만 미국과 중국 중심의 외교 통상에서 러시아 및 유라시아, 아세안 국가로 교류를 다변화했다는 것을 한 특징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경상북도가 실리 위주의 외교 통상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의미가 된다. 아울러 권위주의 시기 때 흔히 있었던 중앙 정부에 의지하는 외교와 통상에서 벗어나 자율적 방주(方舟)에 무게를 두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책의 내용도 무척 풍성하다. 총 5장에 묵직한 부록이 덧붙여져 있다. 예전의 도(道) 출판 도서들이 도지사 1인의 홍보 책자 냄새가 다분했는데, 이 책은 그런 한계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렇게 만든 데에 이 지사의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한다.

장별 목차(Contents)만 일별해도 책의 내용을 대충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도서에 있어서의 장(章, Chapter)은 전체  골격에 해당하는 것이다. 장별  절(節)의 장단도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 있다. 장만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제1장 / 경북의 국제화 전략(2개 절 포함)
제2장 / 자매 우호도시 교류거점 확보(7개 절 포함)
제3장 / 다자간 교류 네트워크 확대(5개 절 포함)
제4장 / 세계 속의 경제ㆍ통상 협력 강화(6개 절 포함)
제5장 / 재외동포 간 쌍방향 교류 강화(3개 절 포함)

부록으로 엮인 '글로벌 경북 발자취'엔 외교ㆍ통상에 필요한 협정서 및 양해각서를 담고 있다. 또 도에서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제정한 조례, 규정, 회칙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무엇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예전의 관공서 출판물들을 보면 발행에 급급해 독자를 별로 배려하지 않은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경상북도에서 낸 『경북 외교 백서』에는 사진ㆍ도표ㆍ그래픽 등을 많이 넣어 가독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특히 우리 경북의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공무원들, 도 및 시의원들 나아가 도민들도 읽으면 지역에 대한 애정이 살아날 뿐 아니라 도정에 대한 지식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훌륭한 자료집을 출판한 경상북도 외교ㆍ통상과 관계자들에게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 출판을 출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공부하는 시대이다. 공부하는 자는 무엇을 하든지 어디를 가든지 당당할 수 있다. 그런 공무원들을 기대한다(이명재 /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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