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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이런 택배 기사.... ?
취재부 | 승인 2020.12.08 19:12

신문사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김천일보 독자라고 했다. 신문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먼저 했다. 그와는 이전에도 몇 번 통화한 적이 있었다.

그 독자가 전화를 한 내용은 이랬다. 지인이 자기에게 귤을 한 상자 선물로 보냈다고 했다. 신선한 제주 귤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엊그제 저녁 무렵에 택배기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옳거니 귤이 왔구나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택배 기사가 화난 음성으로 구 주소가 어떻게 되느냐고 다그치더란다.

예전엔 달달 외우고 있었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물어 와도 자신 있게 대답했는데 신 주소를 쓰고부터는 그게 아니었다. 택배 기사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댔다.

그러자 택배기사는 느닷없이 귤을 반송해버리겠다고 큰 소리 치더란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택배기사가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그 후 독자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요즘 거의 대부분이 신 주소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택배 배달도 마찬가지다. 신 주소로 수령자를 찾았다 해도 사는 근처까지는 왔을 것이다.

물건을 받을 사람과 전화 통화까지 하지 않았는가. 장소를 정해 물건을 받으라고 해도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물건을 반송한다니... 그 물품()은 결국 반송되고  말았다.

택배 회사에 사실을 알리고 좀 따지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럴 땐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해 적이 당혹스럽다. 도움을 얻기 위해 전화를 했을 텐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난 두 가지를 제시했다. 독자가 마음 먹은 대로 택배 회사에 연락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따지는 것이다. 마음이야 후련하겠지만 택배기사에게 불이익 갈 것이 뻔하다.

따라서 두 번째 방법은 택배 기사를 이해해 주는 것이다. 그들의 고충은 익히 알려져 있다. 새벽 같이 나와서 밤 늦게까지 배당된 물건을  배달한다. 노동의 강도를 이기지 못해 과로사한 기사도 여럿이다.

혹시 구 주소를 요구한 그 기사가 외국인 노동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인터넷 검색창에 신 주소를 치면 금방 알 수 있는 게 구 주소다. 외국인이라면 이것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이런 두서없는 이야기를 독자와 주고받았다. 그는 회사에 연락해서 따지지 않고 택배기사를 이해해 주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리했다고 알려왔다. 내 일이 아닌 데도 고마움이 솟구쳤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맹점 중 하나가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다 틀렸다는 것.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면 사회는 자꾸 황폐화 되어갈 수밖에 없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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