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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일 교수의 생활산책(62) -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 이야기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문정일 | 승인 2020.11.19 07:05
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 BC145~BC86)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있다. “도리불언(桃李不言) 하자성혜(下自成蹊)” ―이 글을 번역하면 ”복숭아나무나 오얏나무는 아무 말이 없어도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좁은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오얏나무’란 ‘자두나무’의 옛 이름이다. 이 번역을 한 번 더 풀어보면 ”복숭아나무나 자두나무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여보시오, 나 여기 있소!’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 나무아래에는 저절로 오솔길이 생긴다.“는 말일 터이다. 여기에 나온 ‘혜(蹊)’라는 글자는 ‘좁은 길(지름 길) 혜’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의 맛이 좋아서 그 나무 곁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니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오솔길이 생긴다는 말이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덕(德)이 있고 화목을 도모하는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어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아름다운 덕과 향기로운 인품에 매료되어 사람들이 그를 따르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위에 언급한 “桃李不言 下自成蹊“는 사마천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나오는 구절인데 한나라 무제 때, 이광(李廣)장군은 활의 명수였다. 그는 평소에 성실하면서도 말 수가 적었지만 그 주변에 많은 부하들이 모여드는 것을 두고 사마천이 위의 명언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광 장군은 40년 동안 70여 차례의 전쟁 중, 항상 선두에서 용맹하게 ‘날아다니는 장군’이었다. 청렴결백하고, 전공(戰功)으로 받은 상금도 모두 부하에게 나눠주었으며 음식은 사졸(士卒)과 같이 먹었고, 행군 중에 식수나 식량이 부족하면, 병졸이 식사를 해결하기 전에 이 장군은 먼저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여느 장군과는 달리 부하에게 지나치게 엄하지 않았으며 물과 그늘이 있으면 병사를 편히 쉬게 하고, 언변은 좋지 않았지만 그 덕과 성실함은 천하에 알려졌으며, 부하를 자식 사랑하듯 했던 사람이었다.

여기 나오는 이광 장군과 비견(比肩)할만한 인물을 성서에서 찾아본다. 선지자가 아닌 평신도 중에 사도행전에 나오는 백부장 《고넬료》를 떠올리게 된다. ‘백부장’이란 로마 보병부대의 최소단위인 ‘100명으로 구성된 부대’의 지휘관이다. 사도행전에 대 여섯 군데 백부장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름이 언급된 백부장은 《고넬료(행10:1)》와 사도바울을 도왔던 《율리오(행27:1)》 두 사람 뿐이다. 사도행전 10장은 전체가 백부장 《고넬료》의 이야기다. 《고넬료》가 얼마나 본받을 만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는 이달리야(로마) 군대의 지휘관이었으며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였다(행10:2). 그가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의 환상을 본다. 하나님의 사자가 이르기를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를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그에게 은혜를 베풀고자 하시니 욥바의 해변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머물고 있는 베드로를 청하여 오라”는 음성을 듣는다. 이에 《고넬료》는 집안의 하인 둘과 부하 중에 경건한 사람 하나를 불러 시몬 베드로를 청하러 욥바로 보낸다.

베드로가 안내자의 인도를 받아서 고넬료의 집에 가 보니 온 식구가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고넬료》의 집은 이미 준비된 가정이었다. 베드로가 예배를 드릴 때 그 집에 성령이 충만하게 임했던 기록이 나온다. 성령의 은혜는 준비된 곳에 임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고넬료》는 이방인 최초로 성령세례를 받았고 평생 동안 자기의 것을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았으며 항상 이웃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한 마디로 그는 인화(人和)를 생활화했던 인물이었다. 그의 삶의 핵심 키워드는 경건, 하나님을 경외함, 구제, 그리고 기도였다. 그에게서 '성숙하고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의 전형(典型)을 보게 된다.  

문정일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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