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詩/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마즌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 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옥천문화제 야행 2020(사진작가 박범수)

 
* 정말 그렇다. 열 달이 훌쩍 지나고 겨우 한 달 남은 경자년이다. 세월은 돌이킬 수 없지만 시인의 자유자재한 사유(思惟)는 그것조차 가능한 양 재단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와 버린 것을 탄(嘆)한다. 열두 달 중 한 달은 별 거 아닌 것 같아 버리려 하다가도 갑자기 아깝다고 생각한다.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시인은 현실에 기반한 몽상가라고 한 말은 이 점에서 옳다. 갑자기 한 송이 장미를 갖고 온다. 사랑의 징표인 붉은 장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장미는 어린 데다가 서리를 맞았다.붉은 장미가 피(赤血)를 물고 이쪽을 보고 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다. 하지만 낮은 짧아져서 시간이 없을지라도 사랑을 포기할 수 없다는 시적 자아의 의지, 그것은 바로 시인의 의지가 될 터!(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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