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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사 국시 재시험을 허하지 말라
취재부 | 승인 2020.10.08 22:08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따라서 사람이라면 매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소위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이 잣대는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지금 의사 국가시험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의대 본과 4학년들은 이 국가고시를 통과해야만 의사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 시험에 제동이 걸렸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즉 그들이 행한 대로 되었다는 것이다. 국가의 의료 정책이 그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주어진 본분을 다 하며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환자를 두고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다른 게 아니었다.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언제라도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는 대 정부 협박으로 보였다.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집단행동에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대의명분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일 때 발생하는 것이다. 의대 증원 반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이런 유가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 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사들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생각한다. 일할 영역이 확장되고 사람이 많아질 때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적어진다는 논리,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았다.

의대생, 전문의, 의대 교수들이 똘똘 뭉쳐 정부의 정책을 무력화시킬 즈음 정부는 의사들의 국가고시를 일주일 연장하면서까지 시험 볼 것을 권했다. 그러나 본과 4년생들은 보란 듯이 거부했다.

이제 와서 시험을 보겠다? 선배들이랍시고 대학병원장들과 의협 임원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읍소했다. 의료 공백을 둘러대기도 했다.

정부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럴 것 예상 못하고 집단행동들을 했다면 세상을 만만하게 본 어리석은 사람들밖에 안 된다. 그것도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시기가 아니었던가.

국가는 질서가 있어야 유지되고 정부는 권위가 있을 때 국정을 펼쳐나갈 수 있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때 의미가 있다. 의사들의 요구대로 그들에게 다시 시험 볼 기회를 준다는 것은 법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천재지변이나 그것에 버금가는 비상 상태가  아닌 이상 그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실기한 책임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둔다.

국민의 건강권이니 의료환경의 개선이니 하는 말들을 하지만 입에 발린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 그들의 집단행동은 한정된 환자를 더 많은 의사가 나누어 돌볼 때 일이 줄어 들고, 이것은 수입의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른바 제 밥그릇 챙기기다.

이들에게는 신화 속의 얘기로밖에 안 들리겠지만 지난 세기까지 혁명가들 중 의사들이 많았다. 캐나다 출신의 닥터 노먼 베쑨, 중국의 루쉰과 쑨원, 알제리의 프란츠 파농, 쿠바의 체게바라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이 수입에 연연했다면 과연 혁명가가 될 수 있었을까.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 종사자이기 때문에 존중 받는다. 아무리 자기 것 스스로 챙기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지난 번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실책 중에서도 큰 실책이다. 학생부터 전문의, 의대 교수들까지 똘똘 뭉쳐 힘을 과시했지만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가 되었다.

인술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정도만이라도 생각하면 좋겠다. 그런 윤리의식의 소유자라면 의사 시험 다시 보게 해 달라는 소리는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뻔뻔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주저리주저리 늘어놨지만 결론은 의사들의 국가시험 요구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괘도를 이탈하지 않으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를 물렁하다고 생각한다. 이번만큼은 엄정하게 대처하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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