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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배기사들과 과로사
취재부 | 승인 2020.09.17 22:29

택배기사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즐겁게 해야 할 일들이 마지못해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노동의 생산성 및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택배기사들의 경우는 과로로 인해 생명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한다.

우리 노동계의 하루 표준 노동 시간이 8시간임에 비해 택배기사들은 13시간~16시간을 일한다고 하니 표준 노동량의 2배에 가깝게 노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노동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지불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택배기사는 담당하고 있는 영역에 해당되는 물품을 받아서 배달하게 되는데, 분류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새벽 같이 나와 밤 늦게 귀가할 때까지의 노동 시간 중 거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쓰고 있다. 택배기사에겐 배달 물품 1개당 일정 비율이 수입이 된다. 따라서 긴 분류작업에 따르는 노동의 대가는 없다.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노동은 일찍부터 문제가 되어왔다.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택배업계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8년에는 대전의 한 택배사에서 연달아 3명의 기사가 과로사함으로써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인터넷 물류판매의 증가와 특히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생활 권장으로 택배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10월 1일)을 앞두고 물량이 더욱 증가될 것은 뻔하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걱정이 앞선다. 과로로 인해 오는 건강권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죽음의 그림자도 떨쳐버릴 수 없다.

택배기사들이 스스로의 자구책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택배기사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9월 17일(목)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14~16일 추석 전후 분류잔업 거부를 놓고 총투표 결과와 향후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결과에 의하면 투표에 4천358명이 참가해서 4천160명(95.5%)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이 투표 결과에 따라 9월 21일(월)부터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전체 4만 여 택배기사에 비하면 10% 정도가 참석해 내린 결정이어서 가볍게 볼지 모르겠지만 그 여파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택배기사들이 놓여진 열악한 상황 앞에 정부와 택배사 그리고 국민이 할 일이 있다. 먼저 정부는 택배기사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법률 제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량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노동 시간도 최대한 법에 규정된 것을 따르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택배사가 부담해야 할 몫이 적지 않다. 택배업은 1988년 출발 당시의 불투명했던 사업 전망과는 달리 매년 성장을 거듭해 물류 유통의  큰 축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물량 30억 개, 택배산업 7조 원을 예측하고 있다. 이것에 비례해서 택배사 측의 수익도 늘어날 것이다. 택배기사들의 분류작업에 소요되는 노동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모든 거래 행위가 그렇지만 특히 택배산업은 사람의 편익을 위해 만들어진 직종의 하나이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어서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노동력과 재정 지출을 가능한 한 줄이려고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택배기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물건이 좀 늦게 배달되더라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누구나 예외 없이 어려운 때이다. 고향 방문의 자제하고 정성을 담은 선물로 대신할 것을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권고하고 있다. 택배사가 무척 바빠질 것이다. 그러나 그 업에 종사하는 택배기사들은 걱정이 적지 않다. 쏟아지는 일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분류작업을 거절하겠다고 투표까지 했겠는가.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택배기사들을 품어야 할 때이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다. 이런 사회는 양보와 호혜의 자세를 요구한다. '양보(讓步)'와 '호혜(互惠)'는 강자가 약자에게 선행할 때 더 아름답고 빛나는 법이지 않은가.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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