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아들 병가 문제가 대역죄라도 되는 양 난리법석이다. 제1야당과 보수 언론 그리고 의사(疑似) 시민단체들까지 나서서 추 장관을 물어뜯고 있다. 물어뜯는 이들이야 신나는 일이겠지만 당사자인 추 장관의 곤혹스러움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려면 장관 본인의 직무 능력에 결정적 하자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아들 병가 문제로 중구난방(衆口難防) 떠버릴 게 아니다. 헐뜯기 좋아하는 야당 인사들 면면을 보면 도덕적으로 추 장관보다 나은 이들이 없어 보인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보고 짖어 대는 격이다.

자식 문제는 예로부터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큰 소리 쳤다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몇몇 야당 정치인들이 자식 문제로 창피를 당하지 않았는가. 지금 추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해 큰 소리 치는 이들의 자식들 전수 조사 해 보면 더 한 일들도 한둘이 아닐 것이다.

우리 부모들의 정서가 그렇지 않나. 내가 고생하는 것은 감내해도 자식들은 가능한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인 마음이다. 추 장관의 아들 병가에 대한 마음도 거기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군사 정권 때는 부모가 아니라 동향 인사의 백도 통했을 정도였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추 장관 아들을 탈탈 털어 혐오감을 불어 일으키는 것은 추 장관을 끌어내리려는 데 있다. 조국 전 장관 때 재미를 본 적이 있는 구각(舊殼)들 아닌가. 왜 추미애인가? 그가 검찰 개혁의 총대를 메고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낙마하면 검찰 개혁의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 개혁에 추 장관만한 적임자를 찾기가 어렵다. 조국의 대타로 추미애가 있었지만 추미애의 대타는 있을 성싶지 않다. 개혁정권을 자임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뻔하다. 추미애를 앞세워 개혁의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다.

제1야당을 비롯해 극우 언론들은 이래도 달려들고 저래도 물어뜯게 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정면 돌파밖에 없다. 과거 군사독재 문화에 숙련된 사람들이어서 웬만한 충격 요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김종인, 주호영, 정진석, 신원식 등속의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강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지금 뭐 하는지 모르겠다. 180여 석의 국회를 만들어 준 의미를 제대로 읽고나 있는지… 말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몸 바치겠다고 하면서도 정녕 힘 써야 할 때 비실대는 모습을 본다. 개혁을 하고자 하는 건지 아니면 흘러가는 물에 몸을 싣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건지.

제1야당을 비롯하여 기득권을 누려온 구각들은 거대 야당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주시한다. 남은 1년 반을 레임덕 기간으로 보고 더 날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분발해야 한다. 오직 국민만 믿고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람은 추 장관 본인이다. 추호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들 문제 별 것 아니다. 정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있으면 감수하면 그만이다. 그걸 고리로 추 장관을 물러나게 하려는 저의가 뻔한 만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개혁의 채찍을 더욱 조여야 한다.

이 땅의 보수 진영,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 아직도 개혁의 물결을 체감하지 못한다. 아니, 안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이들에게 오로지 문재인 정권 타도만이 지상과제이다. 이런 이들에게 신사적 대응이 필요할까. 정부 여당의 분발을 기대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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