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익과 사익이 부딪힐 때-SRF 판결을 보고
편집부 | 승인 2020.08.27 12:02

환경이 중시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경제 사정이 나아졌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의식주를 걱정해야 했던 보릿고개 시절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사람의 편익을 위한 결과가 되겠지만 환경 파괴의 문제가 지구촌 최고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 파괴가 심할 경우 회복 불능으로 귀결되기 쉽다. 따라서 지구 공멸로 이어진다.

우리 김천 지역도 환경주권의 문제가 대두되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일이 있었다. 신음동 공단 내에 고형폐기물(SRF, solid refuse fuel) 소각 시설 건설을 두고 추진 주체(창신이앤이)와 시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창신이앤이가 신음동 공단 내에 건축하고자 하는 SRF 소각장 조감도. 김천시의회가 제한 규정으로 정한 1천 m 안에 고형연료제품 사용시설을 지을 수 없다고 했지만 주거지뿐 아니라 정온시설도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천시의회에서는 SRF에 대해 보다 엄격한 조례를 정했고, 시에서도 창신이앤이에서 제출한 소각장 건축 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반발해서 추진 회사가 김천시를 상대로 건축변경 허가신청 거부취소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 대한 판결이 지난 8월 19일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1부는 김천시로 하여금 건축허가 변경신청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창신이앤이의 손을 들어주었다.

환경 문제의 소송은 다수 시민이 바라는 쪽으로 판결하는 흐름에 비추어 의외의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SRF는 거주환경의 질을 떨어뜨리며 인명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을 소각해서 연료용으로 재가공할 때 발생하는 연기에는 다이옥신과 환경 호르몬 등이 포함되어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공단 내 설립 예정지는 시의 중심지에 해당되는 곳으로 시민들에게 주는 피해가 적지 않다.

이 사안에 대해 몇 가지 짚어보려고 한다. 먼저, 공익과 사익이 마찰을 일으킬 때 공익 우선의 원칙에 입각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꼽고 싶다. 창신이앤이 특히 이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재판에 이겼다고 해서 반드시 그 길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창신이앤이가 김천시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된 원인의 하나를 소급입법 금지조항과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들고 있다. 즉 회사가 건축허가 신청을 한 것은 2019년 11월 12일이었고 시의회의 관련 조례 개정은 이틀 후인 11월 14일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김천시의회가 조례 개정에 소급 적용에 대한 단서를 붙였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또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어 명분이 명확할 때 소급입법도 가능하다는 게 우리의 법리이다. 반민족행위 처벌법과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이 좋은 예가 된다.

고형폐기물(SRF) 소각장 반대 시민대책위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둘째, SRF 건축 반대는 일부의 시민이 아니라 시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구지법의 원고(창신이앤이) 승소 판결 뒤 김천YMCA를 비롯해  김천의 시민단체들뿐 아니라 SRF 발전소 및 소각장대책 전국연대 등이 입장문을 발표해서 재판 결과에 항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천시학교운영위원연합회와 김천시사회복지사협회의 지지 입장 표명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이다. 환경의 파괴는 그 폐해가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을 고려할 때 이들 단체가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자연스럽다.

셋째, SRF 소각장 건설의 법적 규정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SRF의 소각이 인체에 극히 해롭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소각장 건설은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또 인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신중한 지역 선정과 제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SRF 건설 문제는 전국적으로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는 아예 SRF를 제한하고 있고, 서울엔 관련 시설을 건축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애매하게 지역에서 건설 추진 회사 측과 시민들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넷째, 민주주의 사회엔 대화와 타협의 원칙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청취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와 시의회 그리고 시민단체와의 충분한 대화를 생략하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생활권 내에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다섯째, 그동안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며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온 시청은 1심 판결에 불복, 당연히 항소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된 탓에 상급심에서 하급심과 다른 결정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재판도 사람이 하는 것이어서 가변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사드 반대 투쟁에 이어 SRF 건설 반대 운동은 김천시민의 의식을 한 단계 높였다고 할 것이다. 시민은 최종 소비 계층에 해당된다. 시민에 반하는 사업이 성공한 예가 많지 않다. 사익과 공익이 부딪힐 때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가는 상식의 범주에 속하는 문제가 아닌가.

편집부  gcilbonews@daum.net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 : 김천일보 김천iTV  |  경북 김천시 거문들1길 88-74  |  전화번호 : 054-436-2287
등록번호 : 경북, 아 00398  |  대표전화 : (054)437-0478  |  등록일 : 2016년 01월 18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명재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숙  |  e-mail : gcilbonews@daum.net
Copyright © 2021 김천일보 김천iTV.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