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詩 / 이강천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거니와
곤고한 날에는
뒤돌아 보라 하시니

너는 누구냐
너는 어디서 왔느냐
너는 어디로 가느냐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되돌아 보며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들
하나 하나가 아프다

사진 = 이강천

 * 시의 제목을 '비 오는 날'이라고 했다. 제목은 제재가 되기 쉽고 따라서 시상도 제목과 직접적인 관계 아래 전개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시는 비와 직접 연관 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비 오는 날, 이러 저러한 사념에 젖다'로 정리할 수 있는 시이다. 따라서 '비 오는 날'은 시의 배경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굳이 짜 맞추자면, 1연의 '형통한 날'은 맑게 개인 날, '곤고한 날'은 비 오는 날로 설명할 수 있다. 그 뒤부터는 '곤고한 날'을 배경으로 묻고 있다. 누구냐, 왔느냐, 가느냐, 하고 있느냐? 시인이 목회자라는 사실을 몰라도 이 질문은 절대자(하나님)가 연약한 인간에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시인은 답한다. '하나 하나가 아프다'고... 하나님의 질문에 아픔을 느끼는 것은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순수함의 발로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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