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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국회의원들이여, 소설 쓰는 사람이 되어라!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0.07.30 21:35

정치하는 동네에선 소설 쓰는 사람, 즉 소설가를 어떻게 보는지 잘 모르겠다. 가끔 내로라하는 작가를 초청해서 이야기 듣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볼 때 딱히 부정적인 시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훌륭한 소설가는 사회에 선한  영향을 적지 않게 끼친다.

7월 27일로 기억한다. 국회 법사위 회의가 열린 것 같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한 21대 국회지만 원활한 운영을 기대하는 국민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여야가 여전히 심한 대립과 갈등 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걱정이 태산이다.

다수당이 된 여당(더불어민주당)이 형답게 포용력을 보여주기를 바라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대에 비해 현저히 쭈그러든 제1야당 미통당도 줄어든 의석 수 이상으로 강경 투쟁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극단적 투쟁이 생존 전략이라도 되는 듯이...

국회를 국민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인정한다면 회의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르게 고쳐야 한다. 다수당과 소수당이 엉켜 있을 때일수록 절차적 민주성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회의는 논거를 갖고 임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때 소기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국회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모였다 하면 싸운다. 이런 장면을 보는 국민은 괴롭다. 이러려고 저 사람들을 뽑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이다. 20대에 싸우는 국회를 지겹도록 보아 왔기 때문에 21대에는 좀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요즘 추미애 법무장관이 동네북이다. 그러나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만만치가 않다. 야당으로부터 두들겨 맞는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는 그녀를 본다. 지난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주무 장관 자격으로 참석해서 또 진가를 발휘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한 야당 의원이 딴지 성격의 질문을 던졌다. 추 장관 아들이 관련된 질문을 차관에게 한 것이다.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있다가 법무차관을 맡은 사람이다. 이렇게 영전한 것이 추 장관 아들을 봐 준 대가가 아닌가 하고 물었다. 누가 보든 추 장관을 골려 줄 의도로 비쳤다.

그런 질문은 인사 대상자가 아닌 추천권자에게 묻는 것이 정상이다. 그 자리엔 추천권자인 장관이 앉아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가족 문제를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이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하는 것은 결례가 아닐 수 없다. 듣고 있던 추 장관이 한 마디 했다.

"소설 쓰시네...!“

혼잣말처럼 한 이 말이 마이크를 통해 생생하게 발설되었다. 어떤 사람은 사이다 발언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이 말에 법무장관 사퇴 운운하며 열을 냈다. 태클을 건 장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미통당 법사위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그냥 못 넘기겠다는 것이다.

법무장관이 한 이 말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회의에 임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장면을 수도 없이 보아 온 터여서 별로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다. 다른 측면에서 사념이 몰려왔다. 추 장관 아들 휴가 문제를 봐 준 대가로 차관…운운 발언한 의원이 발끈했다.

"아니, 우리 국회의원들이 소설 쓰는 사람입니까?“

추 장관이 아들 문제와 차관 승진 문제를 연결시켜 질문한 미통당 그 의원의 말에 "소설 쓰시네"라고 추 장관이 혼잣말처럼 했다. 그 말을 들은 미통당 의원이 위와 같이 물은 것이다. 소설가들에겐 좀 미안하다. 정치가와 소설가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소설 쓰는 사람 정도만 인성과 지성 그리고 덕성을 갖추고 있다면 국회가 이렇게 난장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소설 쓰는 사람들은 적어도 만날 때마다 싸우지는 않는다. 소설은 국민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면 주었지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추미애 장관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 것이다. 소설을 영어로 픽션(fiction)이라고 한다. 허구 즉 없는 사실을 지어낸다는 말이다. 사실(fact)이 아니라는 것의 메타포(metaphor)로 흔히 '소설을 쓴다'라고 표현한다. 문학에서의 메타포는 효과적인 수사법 중 하나이다.

한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이 모두 소설가란 말이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소설 쓰고 있네’라는 말이 단초가 되어 국회 법사위가 파행을 겪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하자. 행위 규범에서는 정치인들이 소설 쓰는 사람 발밑에도 이르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국회의원들아, 모두 소설가가 되어라!’ 내가 외치고 싶은 말이다. 소설의 주제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다. 구성에 있어서의 결말은 해피엔딩(Happy ending)이 많다. 당리당략에 결박되어 곁길로 빠지지 마라. 알면서 행하는 '권악징선(勸惡懲善)'은 사회를 타락시키는 병균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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