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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일 교수의 생활산책 (46) - 《비대면(非對面) 문화》의 현장에서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문정일 | 승인 2020.07.30 07:36
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상한 바이러스 역병(疫病)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도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3월초부터 5월말까지 약 3개월간 정상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가정에서 드리는 ‘영상예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최근에 이르러 조금씩 원상을 되찾아가고 있으나 아직도 정상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요원(遙遠)해 보인다.

대전에 있는 모 대학의 경우, 코로나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서 학교당국은 그동안 시행해 온 ‘비대면(온라인)강의’를 ‘대면강의’로 전환키로 결정하고 각 교수들에게 그 내용을 통보하였으나 여기저기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대면강의는 시행하지 못 한 채, 한 학기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음악대학과 미술대학 그리고 체육대학과 같은 예체능 계열의 경우, 개인 레슨이 필요하므로 부분적으로 대면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거리두기’를 엄수해 가며 실기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대학진학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학생들로 인해 교육부당국과 학교당국이 매우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수능시험’이 목전에 다가와 있으므로 매일 등교하여 대면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학생들은 물론, 교사도 마스크를 쓰고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수업을 해야 하고 또 옆 반에 방해가 될세라, 마이크는 사용하지 못하고 육성으로 강의를 하자니 전달의 정확성을 위해 말의 속도를 늦춰야 하고 또박또박 발음해야만 하며 마스크착용으로 인해 숨이 차오르는 등, 교사의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1, 2학년은 격주로 등교하여 수업을 받고 있으며 중학교의 경우에는 학년별로 1개 학년이 3주일에 한 주간씩 등교하여 수업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의 우리 아파트 1층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의 문 앞에는 최근 거의 매일 택배물이 배달되어 쌓여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듣고 보니, 이 가정은 맞벌이부부로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회사 또는 대형마켓이 물건을 집 앞에 갖다 놓음으로써 ‘비대면’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라 한다.

그동안 각 교회가 10주 가까이 영상매체를 통해서 비대면 예배를 드렸거니와 혹자는 영상예배가 오히려 현장예배보다 편안하고 예배의 집중도도 더 높다고 말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비록 나쁜 전염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됐지만, 이 상태가 지나간다 해서 온라인예배가 백지화되지는 않을 것만 같다. 환자나 장애인, 또 다른 이유에서 교회에 가기 힘든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이들을 위해서 온라인 예배 방식은 어떻게든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교회는 이제 온라인 성도까지 목회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교회의 업무를 진행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

갈보리교회 박조준(1935~ ) 원로목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험한 ‘영상예배’로 인하여 ‘예배당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예배드릴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만연할 것 같다.”며 점점 목회활동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다. 물론 예배는 가정에서도 드릴 수 있는 것이고, 심지어는 교회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소위 무교회주의자들이 있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자이며 역사가요, 설교자인 『존 녹스(John Knox, 1513~1572)』는 “반드시 교회가 아니어도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매우 교훈적인 실험을 보여주었다. 그는 몹시 추운 겨울밤에 석탄이 활활 타오르는 난로로 걸어가서 난로에서 불타는 석탄 중 하나를 꺼내어 그것을 난로에 올려놓았다. 『존 녹스』가 꺼내놓은 석탄은 다 타버리고 난 다음, 곧 회색으로 변했고, 나중에는 작은 잿더미가 되었다.

『존 녹스』가 보여준 실험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교회에서 만날 수 있는 영적인 도움 없이는 소멸하게 된다.”는 것과 동시에 “삶의 한가운데서 성경이 하나님의 임재를 선포하는 곳이 교회이며, 설교는 교회예배 중에 만나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중재자(仲裁者)의 역할”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우리사회의 ‘비대면 문화’가 어서 속히 정상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문정일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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