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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동해 바닷가에 앉아, 여름에
편집부 | 승인 2020.07.27 17:08

동해 바닷가에 앉아, 여름에

                       詩 / 박선영

찡그린 하늘

그래도 무덤덤한 바닷가

제 본 모습이 아니다

순간적인 자연의 병환

 

코로나19가 아니면

긴긴 장마가 아니면

동해 바닷가는 얼마나 좋아할까

우후죽순 사람들의 행렬

에헴 권세를 부릴 만도 한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분위기를 깨뜨리며

동해 바닷가를 찾는 이들이 있다

연례 행사처럼

통과 의례이듯이

 

바닷물은 묵묵히 내일을 기다린다

파도도 없다, 분주하게 움직였을 배도...

다만 존재하는 건 대자연

조용한 바닷가에 앉아서 겸손을 배운다.

*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허나 반신불수의 시절, 휴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시인은 그 원인을 코로나19와 긴 장마에 두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사람들로 왁자지껄할 동해 바닷가인데 사람이 사람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는 인간 교만의 상징인가? 동해 바닷가에 앉아 시인은 심각한 고민에 싸여 있다. 그래, 늘 흥(興)할 수는 없지. 흥이 다하면 또 비(悲 )가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시인은 지금 그 비가 짧게 그리고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비(悲)에서 겸손을 꺼집어낸 것은 큰 수확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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