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도 아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난 총선 때 TK 지역은 보수 일색으로 귀결되었다. 정치는 균형 있는 조합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TK는 일방통행이다.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TK의 미래통합당을 영남의 자민련이라고 폄하한다. 듣기 좋은 말일 리 없다.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긴 어렵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해봤자 통하지도 않는다.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볼 수밖에 없다. 허나  우려되는 것은 세상에 독불장군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한자 '사람 인(人)'이 그 형상 아닌가.

지금 정권은 더불어민주당이 잡고 있다. 칼자루를 잡고 있는 측은 정부 여당이다. 재정자립도가 넉넉하다면 마이 웨이(My way)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우리 경북의 재정자립도는 전국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이철우 도지사가 역발상을 했다. 대단히 참신한 생각 같다. 그러나 외피는 그렇게 보인다고 해도 속 내용은 그게 아니다. 녹이 슬었다. 발상을 내용이 한참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한 때 경기도 남경필 지사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이기우를 사회통합부지사로 영입했던 적이 있다.

남 지사는 광폭 행보를 보여 주었다. 그 사회통합부지사도 몇 개의 국을 책임지고 나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광역자치단체의 약한 고리를 충실하게 보완했다는 평가다. 이철우 지사의 여당 인사 참모 영입설은 이런 면에서 참신한 것 같으면서도 한물 간 시도이기도 하다.

녹 슬었다는 의미는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참모 선발 방법이다. 이철우 지사는 일 처리 방식이 직설적이란 평을 듣는다. 시원시원하다. 그런데 이런 일 처리 방법이 진짜 필요할 때는 우회적인 방법을 써서 듣지 않아도 될 말들을 듣는다. 마음이 위축되어서 그럴까.

자신 없다는 방증일 것이다. 현 여권 인사를 참모로 쓰기로 했으면 공개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게 옳다. 도지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의사를 타진하든가 그것이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소개 받는 방법이 좋다. 그러나 그는 간접적으로 타진하는 식으로 임했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L에게 선을 댄 것이다.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고 해도 L을 통해 여권 인사를 도정 참모로 알아보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현 여권에 힘을 발휘할 입장에 있지 못하다는 게 큰 이유다.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지사의 여권 참모 영입은 자칫 구두선으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 측근들도 없었던 일로 하자는 분위기 같다. 광역 단체장의 단기 목표는 연임을 하는 것이다. 이철우 지사도 당장은 다음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더 큰 꿈을 펼치려 할 것이다.

인간의 속성 중 하나가 유유상종(類類相從)하는 것이다. 누구나 끼리끼리 집단을 선호한다. 근대 이후 다양성 속의 조화가 강조되고 있다. 이게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우리가 남이가' 논리는 지난 세기로 종말을 고했다고 보는 게 옳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중앙 정부도 대통령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 야당과의 연정을 들고 나온다. 정치공학적 명분이 크다는 말이 된다. 광역자치단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의 미학으로 도정을 펼칠 필요가 있다. 본뜻을 정제해 여권 인사 영입을 재고해 볼 것을 권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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