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궁금해 하던 일이 전화 한 통으로 풀렸다. 이렇게 쉬운 것을…. 5년 전의 일이다. 현충일을 며칠 앞두고 국립대전현충원 사무실 직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 6.25 때 전사하신 외삼촌의 묘지가 그곳에 조성되어 있는가에 대해 물어보았다.

외삼촌은 전쟁이 터지기 전 자원해서 군에 입대해 6.25 전쟁을 맞았고 수도권 사수 전투에 투입되었다가 전사하셨다. 그때의 계급이 중사였다고 들었다.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흘려보냈다.

현충원에 묘지는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 유골을 찾지 못한 분들은 묘지 대신 현충탑 내에 위패로 모셔져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숫자일 것이다. 직원은 외삼촌(姜信雙)의 위패 번호가 '03-2-481'이라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솔직히 친 삼촌이었다며 이렇게까지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가라는 지점은 보이진 않지만 내게 좀 멀게 느껴진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장(戰場)에서 세상을 뜨셨기 때문에 거리감이 더 했다. 외삼촌에게 친 조카들이 여럿 있는 것도 먼 거리의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때 나는 부산 큰형님에게 전화를 드려 이 사실을 알렸다. 형님이 무척 기뻐하셨다. 우리 형제들, 그리고 외사촌들과 같이 국립대전현충탑으로 외삼촌을 뵈러 가기로 했다. 살아생전 뵌 적은 없지만 위패 앞에 조의를 표하고 나면 마음이 좀 가벼워질 것이다.

오늘은 제65회 현충일이다.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함으로 하루를 보내려 한다. 나는 돌아가신 외삼촌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쳐 보았다. 그분을 추도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떴다.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護國戰歿勇士 功勳錄(호국전몰용사 공훈록)>이었다. 외삼촌은 第9卷 創軍期(강문열-강여현)에 수록되어 있었다.

강신쌍(姜信雙) 육군이등상사 군번 1302648 

“강신쌍 이등상사는 1930년 4월 18일 경상남도 함안군(咸安郡) 칠서면(漆西面)에서 태어나 육군에 입대하여 제8사단에서 근무하였다.

제8사단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6월 28일까지 강릉지구 전투를 실시하다가 단양 지역으로 후퇴한 후, 8월 13일까지 지연전을 수행하면서 경상북도 영천지역으로 철수하였다. 그후 낙동강 방어선에서 9월 5일부터 15일까지 영천지구 방어전투를 실시하고, 9월 15일 단행된 국군과 UN군의 인천상륙작전과 더불어 9월 20일부터 낙동강 전선에서의 공격작전에 참가하여 영주와 양평을 거쳐 동두천지역으로 진격한 후, 10월 8일에는 38도 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후 제8사단은 1950년 11월 7일까지 철원과 곡산, 덕천을 거쳐 구장동지역까지 진격하였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1951년 1월 1일까지 신계와 연천, 서울, 춘천을 거쳐 홍천으로 철수하였다. 그후 2월부터 10월까지는 횡성전투와 노전평전투, 백석산전투, 크리스마스고지전투를 실시하여 많은 전과를 올렸다.

강신쌍 이등상사는 제8사단에서 근무하면서 1951년 8월 11일 노전평전투에 참가하여 임무를 수행하던 중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정부에서는 그의 살신보국정신(殺身保國精神)을 기리고 후세에 교훈으로 남기기 위하여 전쟁기념관 전사자명비(戰死者名碑)에 이름을 새겨 추모하고 있다”( * 출생지 등 여러 군데 誤記가 보이지만 그대로 전재함)

1951년 노전평전투에서 전사하셨으니까 돌아가신지 69년이 된다. 현충일이 제정되기 4년 전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들은 외삼촌 이야기를 전설처럼 헤아리며 오늘 제65회 현충일을 맞아 외삼촌을 비롯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마음 속 깊이 새긴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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