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상주 학(鶴)전망대에서....

환갑을 넘어서니 가까운 친구들 모두가 시간의 여유가 넘친다네요.  그러다보니 어울려 다니는 기회가 점점 많아집니다. 오늘도 뚜렷한 행선지도 없이 이웃 상주 어디쯤에 학전망대가 있다는 소문만 듣고 길을 나섰습니다.

한 시간여를 달려서 도착을 했습니다. 경북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로 나오네요. 이곳에 와서 알았습니다만 조류관찰용 전망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상주보(洑)의 모습입니다)

2009년이었던가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자원 확보를 명분으로 4대강 사업이라는 거대한 토목사업을 벌였었지요. 이곳 낙동강에도 여러 개의 보(洑)가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 가장 상류에 설치된 보(洑)가 상주보입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 사업이라서 그런지 지금도 많은 논란거리가 있습니다만, 여기서 논(論)할 일은 아닌 것 같구요. 오늘 와서 보니 상주보가 
거대한 호수를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학(鶴)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현수교 너머 보이는 섬이 경천섬이라고 합니다. 기대를 가지고 찾은 곳이 아닌데 생각 이상으로 풍광이 좋았습니다.

저곳 경천섬의 면적은 20만㎡ 정도이며 원래는 낙동강물의 흐름에 따라서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삼각주의 형태였다고 합니다. 상주보가 생기면서 새롭게 인공섬으로 탈바꿈을 했다네요.

관리하시는 분의 말씀이 상주시민들은 "낙동강 오리알 섬"이라 불렀다네요.  ㅎ...그것 참 너무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잠시 제 얘기를 조금 보태면...40여 년 전 객지에 있을 때 경상도 친구들이 모임을 하나 만들었답니다. 이름을 짓다보니 "낙동강 오리알"로 지었구요. 깊은 뜻도 모르면서 재미있게 지으려고 지었는데 뜻을 알고 보니 그렇게 좋은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낙동강 오리알의 유래를 읽어봤더니...

6.25 한국전쟁 때  북한군의 침공으로  부산까지 전선이 후퇴를 했었지요. 이제 부산만 함락되면 대한민국은 끝장나는 위중한 그 때 말입니다. 다행히 UN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우리 국군이
높은 고지에서 관측을 하며 북한군을 공격할 때가 있었답니다. 기관총과  박격포를 마구 쏴대면 북한군들이 우리 국군의 총탄에 맞아서 하나 둘 낙동강 물속으로 퐁당퐁당 빠져 들어가는 신나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런 장면을 보며 병사들을 독려하던 12연대 11중대장 강영걸 대위가 "낙동강에  오리알이 떨어진다" 라고 했다나요.

그 후로 ‘낙동강 오리알’은 국군용사들이 인민군을 조롱하는 뜻으로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요즘에는 뜻이 변형되어 조직에서 ‘왕따’를 당한 사람이나 이곳저곳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가끔 신문에도 보입니다.

(상주시에서 제공하는 이미지 사진)

그렇게 "낙동강 오리알 섬"으로 불리던 경천섬이 지금은 확 바뀌었습니다. 
섬과 반대편 회상나루를 연결하는 보도현수교(345m)가 완공이 되었지요. 걸어서 넘어갔더니 관광지로 개발하는 중이었습니다. 상전벽해라고나 할까요.

            (뒷편으로는 975m의 수상탐방로가 보입니다. 부교(浮橋)라고도 불리지요)

김천하고 이웃한 상주시....얼마 전에는 인구가 1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며 많이 아쉬워하던 도시였지요. 하지만 1,300리를 흘러가는 낙동강 유역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저력이 느껴지는 상주시인지라 관광분야 만큼은 비약적으로 발전중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낙동강 지류중의 하나인 감천(甘川)에 기대어 사는 김천으로서는 참 부러운 낙동강이지요. 

상주시...! 수시로 들리는 곳이지만 올 때마다 좋아집니다. 이틀에 걸쳐서 둘러봐야 할 넓은 곳을 단 두시간만에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요. 

경천섬 푸드트럭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쉬움의 발길을 돌려야겠습니다. 
제 머리 속에다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메모를 해두고 승용차의 시동을 겁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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