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외교라는 게 있다. 한 나라의 정상 또는 그에 버금가는 사람이 타계했을 때 조문을 가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회담을 한다. 일종의 뒷담화가 되는 셈인데 의외의 성과를 종종 가져오기도 한다.

조문은 죽은 사람과 그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다. 주검 앞에서 사람들은 경건해지고 또 솔직해진다. 계산된 대화가 많이 줄아들게 된다. 조문객과 상주 간에도 감사함이 교차한다. 조문객들끼리도 공감대가 성립된다.

1980년도로 기억한다. 유고 대통령 티토의 장례식이 있을 때였다. 세계의 정상들이 유례없이 많이 모여 들었다. 50명이 넘는 각국 정상들이 조문을 위해 왔다. 동서독 통일이 이때의 조문외교 산물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이건 나라 안 정당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 조문이 돌파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황교안 당시 자한당 대표가 조문을 갔다.

별 성과가 없었지만 만나서 서로 위로의 악수를 나눈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좋아했다. 5월 8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부친상을 당했다. 코로나19 시국임을 감안하여 조문을 정중하게 거절했다지만 적지 않은 인사들이 장례식장에 들렸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부친상 조문을 마친 뒤 별실로 이동하기 전 뭔가 귀속말을 주고 받고 있다(사진=NEWSIS)

그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 사령탑을 맡은 김태년 의원이 단연 뉴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유가 없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은 별실로 옮겨 30 여 분 독대를 했다. 이른바 조문 정치이다. 밀려 있는 민생 법안을 21대 개원 전 처리하는 데에 대화가 모아진 것 같다.

21대에는 국회의 상이 달라져야 한다. 싸움하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게 지난 총선 때 드러난 국민의 명령이다. 유능하지만 싸움에 앞장 선 사람들이 추풍낙엽처럼 다 떨어졌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큰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고 싸움을 싫어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여야 모두 잘 하는 것은 밀어 주고 잘못하는 것만 견제해서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생산적 국회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이 일만 잘 하면 아무도 세비 깎자는 말 하지 않는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여야 모두 원내대표를 새로 뽑았다. 원내대표만 제대로 해도 국민들이 정치에 희망을 걸 수 있다.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지지할 수 있다. 김태년 주호영 두 사람이 아주 중요하다. 주 대표 상가에서 오간 얘기가 이런 쪽으로 정리되었기를 바란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