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관계하는 곳에는 잡음이 따르게 마련이다. 늘 그래왔다. 돈만큼 인간을 유혹하는 것도 흔치 않다. 오죽하면  돈이 절대자의 자리를 대신하려 한다는 말이 나왔을까.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정부에서 대책을 강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 한 사람 당 얼마씩의 돈을 지원하는 것 같다.

정부에서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이 그것이다. 자치단체도 나름대로 재원을 마련해서 비슷한 성격으로 주민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있다.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이다.

모든 자치단체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공통된 기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첫째, 주민에게 골고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 둘째, 기간을 정하고 그 안에 사용할 것을 바란다는 점.

지역과 빈부를 따지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데 대해 불만이 따를 수 있다. 형평성의 원칙 운운하면서 말이다. 몇 개월의 사용 기간을 정해서 지급을 하자니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을 지급한다.

지역상품권은 해당 자치단체 관할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가령 김천시 발권의 '김천사랑 상품권'은 김천시 관내 가맹점에서만 통용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정한 원칙이다.

부산 사상구 민들레 어린이집 직원 16명이 사상구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80만원을 기부했다. 부산 사상구 제공

이럴 즈음 조용한 운동이 싹 트고 있어서 관심을 갖게 한다. 재난지원금 기부운동이 그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받는 지원금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려는 것이다.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국난을 많이 겪어왔다. 역사에서 보더라도 수없이 외침을 당했다. 천재지변도 많았고, 그것에 버금가는 인재도 없지 않았다.

당장 가까운 예만 들더라도 1997년 IMF 위기 때 국민들은 금 모으기로 난국을 돌파하려 했다. 또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때는 팔을 걷어 부치고 전국에서 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코로나19는 재앙 중의 재앙이다. 세계적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더 큰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덜 고통 받는 사람이 더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내 놓자는 것이다.

자기 것을 내 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돈은 더 말할 것 없다.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기 어려운 게 기부다. 기부도 유전이요 몸에 배어야 할 수 있다. 부모의 기부는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한다.

격조 있는 가정은 만날 때마다 사회 기부와 약자에 대한 봉사가 주 대화 내용에 포함된다. 그러나 만나기만 하면 재테크 이야기, 넓은 아파트로 이사한 이야기, 고급 중형차 바꾼 이야기 등이 주 내용으로 하는 가정도 있다. 격이 낮은 가정이다.

마침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전액 기부로 이 운동에 동참한다는 소식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본보기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받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운동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전부가 아닌 일부라도 좋다. 나도 필요하지만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 사회의 성숙은 이런 운동에서 드러난다. 명분도 분명하다. 더불어 살도록 만들어진 게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사회이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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