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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일 교수의 생활산책(28) - ‘바보새’ 《알바트로스》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문정일 | 승인 2020.03.26 08:48
문정일(목원대 명예교수, 수필가)

《알바트로스》라는 새는 일본의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이즈제도(伊豆諸島)와 센카쿠열도(尖閣列島)에서 번식한다고 하는데 우리 한국인에게는 낯선 바닷새이다. 현재 세계자연 보전연맹 목록에는 취약종(脆弱種)으로 분류되어 국제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새이다.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는 '신천옹(信天翁=하늘 믿는 노인)'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자신의 에너지를 쓰지 않고 상승기류를 이용해서 나는 새라고 한다.

이 새는 흔히 ‘바보새’라고 불리는데 진짜 지능이 낮아서 그런 게 아니고, 날개가 너무 커서 땅 위에서는 날개를 질질 끌며 걸어 다니기 때문이다. 거추장스럽게 보이는 긴 날개를 늘어뜨리고 물갈퀴 때문에 걷거나 뛰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라 한다. 아이들이 돌을 던져도 뒤뚱거리며 제대로 도망가지도 못하고 멸종위기를 당할 만큼 사람들에게 쉽게 잡히는 이 새는 제아무리 날개 짓을 해도 쉽게 날지 못한다.

그런데 폭풍이 몰려오는 날, 모든 생명체가 폭풍을 피하여 숨는 그때, ‘바보새’는 숨지 않고 절벽에 우뚝 서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순간 긴 날개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바람이 거세지면 ‘바보새’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폭풍이 최고조에 달하는 그때가 ‘바보새’에게는 비상(飛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양 날개를 다 펴면 길이가 3m가 넘는 ‘바보새’는 하늘을 일정 부분 가리기도 하고 바다에 그림자를 만들기도 한다.

일단 비상하면 6일 동안 한 번의 날갯짓도 없이 날 수 있고 두 달 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이 ‘바보새’의 진짜 이름은 《알바트로스(Albatross)》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높이 나는 이 새가 한 번도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힘으로 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힘으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바보새’는 땅에서는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공중에서는 자신이 비상할 때를 알며 바람에 의지하여 용기 있게 날아다니는 활공(滑空)의 명수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바보새’에게서 귀한 교훈을 얻는다. 우리 앞에 강풍이 몰아치는 역경의 위기가 기회라는 것을 배운다. 지금 당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또 어떤 이름으로 불린다 하더라도, 당신이 비상하는 그때는 반드시 온다. 그렇다.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하늘의 때를 기다리는 자에게는 분명코 비상의 기회가 온다. 기쁨과 감사로 비상의 때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힘이 아닌 성령의 힘으로 비상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용감하게 앞으로 한 발을 내디딜 수가 있다. 가장 멀리,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높이 나는 '바보새‘ 《알바트로스》처럼.

지난주 캘리포니아 헤멧(Hemet)시에서 근 50년간 의료업에 종사하는 李 某박사가 《알바트로스》에 대한 동영상을 보내왔다. 그 내용이 감동적이어서 김천일보가족과 공유하고자 ‘생활산책’에 이 글을 올려드린다. 40여 년 전, 여자고등학교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은 권은경(權恩慶, 1963~ )시인의 《알바트로스》라는 제목의 시도 여기에 함께 소개해 올린다.

“집도 절도 없다/ 남은 것은 거추장스러운 몸뚱아리 하나/ 비웃음 손가락질에 몰려 벼랑에 섰다/ 날아볼 힘도 없고/ 저 멀리 폭풍우도 몰려온다/ 죽을 일만 남았으리라// 그러나 나는 안다 지금이 그때다/ 날개를 펴고 몸을 던질 적기/ 벼랑에 휩쓸리지 말고/ 물 흐르듯 다스려 더 높이, 더 멀리/ 나는 날아가리라// 가야할 곳이 있고/ 함께 하는 이 있으니/ 망망대해도 두렴 없다/ 발을 땅에 딛을 쉼조차 주어지지 않지만/ 지치지 않으리라// 나는 알바트로스/ 바람아 더욱 세차게 불어라” (파피루스북: 2019)

지금 온 세상이 전염병으로 어수선하다.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폭풍을 마주하고 서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이다. 그런데 이때가 바로 날개를 펼치고 강풍이라는 상승기류를 이용하여 비상할 시간이기도 하다. 거대한 믿음의 날개를 준비하자. 우리가 기필코 비상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창공을 향해 비상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정일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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