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발행인 시평] 한국의 기독교,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할 때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20.03.23 14:15

최근 목사들 사이에 주일예배 지키는 문제로 논쟁이 뜨겁다. 좀 더 문제를 구체화하자면 주일 날 예배당에 가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문제를 갖고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기 때의 가정예배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이 문제를 갖고 아이 앙탈 부리듯 일부에서 안 된다고 떼를 쓰고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세상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정말 전 세계가 이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어떻게 할 바를 몰라 하고 있다. 전시 상황과도 같은 시국으로 인식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 사회가 방역에 노심초사(勞心焦思) 애쓰고 있는데, 엉뚱한 소리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다중의 모임에 대해 취소 내지 연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 주도 행사뿐 아니라 순수 민간 모임도 줄줄이 취소했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역 공동체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목사라고 다 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다. 시대를 읽으며 사회 공동체를 생각하는 목사가 있는가 하면 단어 하나에 매몰되어 전체를 읽지 못하는 목사도 있다. 위험한 자들이다. 이단 신천지에서 성경에 '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전도하란다.

교회는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다. 헬라어로 '에클레시아'가 교회인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의 모임이란 뜻이다. 평상시엔 자신의 신앙공동체인 예배당에 출석해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다. 직접 대면해서 듣는 설교에서 더 많은 은혜를 받게 된다. 찬양도 마찬가지다.

또 코이노니아 즉 성도간의 교제도 신앙생활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아가페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도 예배당에 나오는 것이 좋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 이야기이다.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으로 사회가 위난지국(危難之局)에 처할 때는 다르다.

코로나19 시국은 세계가 준전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희생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기가 지나갈 때까지 예배당이 아닌 가정 예배로 대신해 달라는 것이 어떻게 종교탄압이요 기독교 박해인가. 하나님을 부정하라고 했는가, 코로나가 지나가고 난 뒤에도 계속 집에서 예배드리라고 강요라도 했는가.

목사가 확증편향에 사로잡히면 아무도 못 말린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목사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실을 느끼기라도 하면 개선의 여지라도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모든 것을 정(正)과 부(否)의 관점으로만 본다. 그들에게는 다름(異)의 관점은 아예 존재하지를 않는다.

어느 목사가 이런 개탄을 했다. 왜 백화점에 사람 모이는 것은 제재하지 않고 예배당 모이는 것만 막느냐고. 왜 음식점 등 매일 사람들 모이는 곳부터 문을 닫게 해야지 일 주일에 한 번 모이는 교회만 탄압하냐고... 정말 지나가는 소가 웃을 발상 아닌가. 사회를 마비시켜 정권 몰락이라도 바라는 심보 아닌가.

보건 당국의 가정예배 권유를 기독교 탄압이라고 떠들어 대는 목사들을 대충 훑어봤다.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극우적 시각을 갖고 있고, 그렇다 보니 북한을 주적의 관점으로 보고 있으며, 친미일(親美日)로 기득권층 지향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의 결론은 반문재인이다.

구속사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살아 역사하심을 믿지만 그것으로 인해 사회와 단절되면 안 된다. 이것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사회로부터 질시 당한다. 이런 생각에서 교회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모이는 백화점은 가만 두고 교회 예배만 막느냐는 말이 나온다. 그들에게는 자연스런 발언이다.

기독교와 사회를 대립적 이원론으로 본 결과이다. 한시적으로 예배당 대신 가정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사회엔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사람이 모인다고 백화점 등 다중 사업장을 폐쇄해 보라.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기독교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나약함을 먼저 반성할 일이다.

지금 기독교가 걱정해야 할 것은 주일 예배당 예배를 사수하는 게 아니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재앙을 하나님께서 죄로 물든 인간에게 내리신 징계라고들 한다. 그런 인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드러난 민낯은 신앙을 약화시킬 것이며 전도의 문을 더욱 좁게 만들 것이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위기를 기회로 돌리기 위해서 기도하며 머리를 맞대어 대비해도 부족할 텐데 예배당 예배 여부에 목매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다. 주일예배의 성경적, 신학적 의미는 다시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만 예배당 ‘고수=좋은 신앙, 가정예배=믿음 약함’이란 등식은 피해주기 바란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편협한 눈으로는 전체를 보지 못한다. 기독교 목사들의 독단은 사회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다. 사회는 어떻게 되든, 이웃이 무슨 일을 겪든 나만 구원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예수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를 묻고 처신하는 아량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명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 : 김천일보 김천iTV  |  경북 김천시 거문들1길 88-74  |  전화번호 : 054-436-2287
등록번호 : 경북, 아 00398  |  대표전화 : (054)437-0478  |  등록일 : 2016년 01월 18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명재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숙  |  e-mail : gcilbonews@daum.net
Copyright © 2020 김천일보 김천iTV.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