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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이 된 봉준호 감독
편집부 | 승인 2020.02.12 23:03
봉준호 영화감독의 <기생충>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탔다. 둘 다 한국 영화 최초다. 아카데미상은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장편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역시 한국 영화사상 처음이다(2월 9일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해 4관왕이 되었다). 이 인터뷰는 연세동문회보에 게재된 것을 전재하는 것임을 밝힌다.

Q1. 봉준호에게 영화란 무엇인가요?
A. 직업? 저는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Q2. 그건 남들이 할 답변 같군요?
A. 저는 영화와 무관한 개인적 영역이 별로 없습니다. 영화를 찍고 있거나 아니면 영화를 봅니다. 삶과 영화가 잘 분리가 안 돼요. 삶의 굴곡이나 개인사도 영화와의 연관 속에서 기억하게 됩니다. 그 때가 <살인의 추억>을 찍을 때였지, 아버지가 <옥자> 후반 작업할 때 돌아가셨지 하는 식이죠.

Q3. <기생충>은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토끼를 잡은 작품 같습니다?
A. 그런 범주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레퍼런스나 비교 대상이 없더라도 남이 찍지 않은 독창적인 영화를 찍고 싶고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Q4. <기생충>의 어느 캐릭터에 강한 연민을 느끼나요?
A. 최우식입니다. 환경도 상황도 안 좋은데 긍정적이고 이상하리만큼 화를 내지 않아요. 앵그리 영맨이 아닙니다. 과외를 가르치느라 드나든 그 집을 사겠다고 하는데 우식이 월급 받아 그 집을 사려면 5백40년 걸립니다.

Q5. 영화적 영감의 원천이 뭔가요?
A. 일상생활입니다. 대학 시절 어느 부잣집 아들에게 과외를 가르쳤는데 그 집 처음 가던 날 철문이 자동으로 열릴 때 나던 소리, 낯선 집에 들어서 중학생을 만난 기억을 <기생충> 초반에 재현했습니다. 아줌마들이 관광버스 춤을 추는 <마더>의 마지막 신은 대학 때 친구들과 오대산에 놀러갔다가 목격한 장면을 삽입했어요. 국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는데도 술기운에 흥이 가라앉지 않아 춤들을 췄는데 착시인가 의심할 만큼 멈춰선 버스가 출렁출렁 흔들려 초현실적으로 느껴졌죠.

봉 감독은 지금까지 만든 영화 7편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남극일기> 같은 영화는 시나리오만 썼다. 단편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쓴 박태원이 그의 외할아버지이다.

Q6.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1백점이라면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역량에 스스로 몇 점을 주겠습니까?
A.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아직 한 50점 됩니다.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90점을 주겠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더 커요.

Q7.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려면 봉 감독의 시나리오로 1백점짜리인 다른 감독이 찍어야겠어요?
A. 맞아요.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찍으면 뭔가 될 겁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서 아이리시맨으로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경쟁했다. 올해 78세인 스콜세지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경쟁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기생충>을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에 대해 ‘올해의 영화’라고 평했다. 봉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스콜세지처럼 일흔이 될 때까지 현역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고 말했다. “제 인생 목표입니다. 제 영화 스타일의 미학을 논하려면 제가 60대 후반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안개 속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중입니다.”

Q8.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나요?
A. 영화가 상영되는 두 시간 동안 관객이 스톱 버튼을 누를 수 없는 유일한 곳이 영화관이에요. 집중을 강요하는 이 두 시간 동안 관객이 몰입하고, 집에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새 휘발되지 않고 생각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가 다루는 주제야 인간, 사회, 역사 등 다양하고 관객의 머릿속에 어떤 의미가 남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2시간 동안 재미있어야죠.

Q9. 감독으로서의 약점이 뭔가요?
A. 집착이 많은 하드 워커지만, 한편 감독으로서 직접 맞닥뜨리지 않고 도망치려 드는 회피 본능이 있습니다. 사랑방 주인 스타일의 감독은 못 되는 거죠. 커튼 앞에 있으면 불안해 커튼 뒤에 숨어 컨트롤하려 드는 체질이라고 할까요? 다른 단점도 많습니다.

Q10.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뭐가 가장 힘드나요?
A. 시나리오 쓸 때 고독한 것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건 밤샘 촬영입니다. 밤 장면 야외촬영은 태양을 차단할 수 없어 반드시 밤에 찍어야 하는데 이때 너무 자고 싶어요. 실사 영화 작업하는 사람만 겪는 고통이죠.

Q11. 그래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오케이 사인을 줄 때도 있나요?
A. 그러지는 않아요. 해가 뜨려 해 진행을 재촉할 땐 있죠. 빨리 야식을 먹고 싶기도 하고.

Q12. 식탐이 있나요?
A. 너무 많아 탈이죠. 식탐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당면 과제입니다.”

Q13. 영화 말고 어떤 이슈에 관심이 있나요?
A.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옥자>와 <설국열차>에서 부분적으로 그렸지만 기후위기가 우리 삶에 이미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올해 스물넷 된 아들이 제 나이가 됐을 때 맞을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Q14. 꼭 찍고 싶은 영화가 뭔가요?
A. 2001년 첫 구상을 한 건데, 서울을 무대로 무시무시한 사건이 벌어지는 공포 영화입니다. 20년째 머릿속을 맴돌고 있어 빨리 뱉어내지 않으면 암 될 거 같아요. 2016년 런던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영어 대사의 영화도 준비 중입니다. 영어권 배우들과 찍을 거예요. 둘 중 뭘 먼저 찍을지 올해 중 결정 날 겁니다(이필재/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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