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설 명절에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명절에는 어김없이 영화를 봅니다. 특별히 영화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가족 간에 같이 어울리기에 영화만한 것도 없더라구요. 설날 저녁에도 딸들한테 무슨 영화를 볼 것인가 검색을 하랬더니 "남산의 부장들"을 보자네요. 저도 별 망설임 없이 결정을 하고는 예매까지 했습니다.

조금 일찍 갔더니 시간이 남아서 무슨 내용인가 영화 팸플릿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아래와 같이 적혀 있네요.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 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

(영화는 김형욱 전중정부장의 미 하원의 청문회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고 보니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실체를 아는 사람이 드문 사건이기도 했지요. 기껏 안다고 해봐야 그 자리에 가수 심수봉이 있었다는 정도겠지요. 본명은 심민경입니다만....

(박통으로 분장한 이성민)

스토리가 너무 뻔한지라 미리 예매를 한 것이 조금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근데 영화를 시작하고 114분 상영시간 내내 물 한모금만 마시고 몰입해서 봤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김재규로 분장한 이병헌)

역시나 믿고 보는 영화배우라 하더니 이병헌의 미친 존재감은 관객을 영화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 당시의 김재규와는 나이도 다를 텐데 어쩜 저렇게 완벽하게 연기를 할 수가 있을까요? 여러 편의 영화에서 이병헌을 봐왔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의 연기력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차지철로 분장한 이희준)

차지철로 분장하기 위해서 몸무게를 25kg이나 늘렸다네요. 영화배우라는 직업이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군요.

(영화의 재미를 위한 설정인지 진짜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전두혁이라는 보안사령관이 청와대의 비밀금고에서 금괴와 돈을 훔쳐 가더군요. 어찌나 야비하게 보이던지요. 오래전에도 싫었지만 더욱 전통이 싫어집니다)

수세기전 왕조시대에도 권력에 대한 경의가 사라지면 권력이 몰락한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권력자는 권력을 사용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그 권력이 작은 권력이든 큰 권력이든....

영화는 김재규의 마지막 육성을 울리며 
엔딩을 고합니다. 벌써 세월이 40년이나 흘렀군요. 그 동안 우리나라는 얼마나 민주화가 진행되었을까요? 그리고 우민호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10.26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의문은 풀리지를 않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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