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김천 연화지(鳶華池)
8,885평(29,372㎡)의 행복 공간....

   (친구네 아파트에서 찍은 연화지)

제 친구 중에는 연화지를 정원으로 사용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등기부등본에는 친구의 이름이 한글자도 없다네요. 그냥 아파트에서  연화지를 내려다보며 늘 "연화지는 내 것이여!"라고 마음속으로 외친다네요. 뭐...아직까지 김천시에서도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는 걸 보면 마음속으로는 내 것이라고 주장을 해도 법적인 하자는 없는가 봅니다.

연화지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주변 농경지에다 물을 대기 위한 저수지라고 합니다. 김천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업용수의 임무는 끝이 났고 이제는 전국적인 벚꽃 명소로 이름을 날리는 곳이기도 하지요.

벚꽃뿐 아니라 여름이 되면 연꽃들이  연화지를 덮을 정도로 무성하답니다.
이것 때문에 연화지(蓮花池)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한자로는 전혀 다르답니다. 연화지(鳶華池)라는 이름은 1707년 김천으로 부임한 윤택이라는 군수의 꿈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네요. 어느 날 군수가 못에서 솔개가 날아오르다 봉황으로 바뀌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래서 솔개 연(鳶)에다 빛날 화(華)자를 쓴다네요. 어떤 한자가 더 어울리는지 실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친구의 아파트)

연화지는 농업용수의 공급이라는 원래의 기능을 상실한 뒤 1993년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변모를 했답니다. 제 친구의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면 달걀 모양으로 생겼는데 저수지의 가장자리를 따라 수백그루의 벚나무가 심겨져 있습니다. 이제는 고목이 되어서
잎이 무성할 때는 그늘까지 제공합니다.

저수지 가운데에는 3개의 섬과 정자가 있는데, 김천의 상징인 ‘삼산이수’를 형상화해 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다리로 연결된 섬에는 봉황대(鳳凰臺)라는 멋진 정자도 있습니다. 윤택이라는 군수가 솔개가 날아오르다 봉황이 되는 꿈을 꾸었다더니, 아마도 그것과 깊은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4월 벚꽃이 만발하면 친구네 아파트 옥상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답니다)

친구는 늘 아파트의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호반맨션이라나요.
행(幸)인지 불행(不幸)인지 벚꽃이 피는 4월에는 김천시의 권고로 아파트 현관문과 옥상을 개방한다는데 늦은 밤에도 잠을 못 잘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이들 찾아온다고 합니다.

연화지는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빕니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주변에 널려 있고 그윽한 항기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멋진 카페까지 부지기수입니다.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연화지의 어느 식당에서 친구부부들이 어울려서 맛난 음식을 먹었지요. 모임에는 늘 정담(情談)이 오고가고, 후식으로 마시는 따끈한 커피 한잔!!

이만하면 어느 정치인이 그토록 강조했던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 할 수가 있을라나요?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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