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보를 접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있는 한 사람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순이 채 안 된 59세의 나이로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한 번 죽는 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법칙이어서 누구나 그 길을 피할 수 없다지만 광주 두암교회(담임 김규범 목사) 고양경 사모님은 너무 일찍 세상을 떴다는 생각에 슬픔이 절절히 밀려옵니다. 참으로 비통합니다.

그와는 12년 전 그러니까 2008년 바나바훈련을 함께 받았습니다. 70여 명의 훈련생 중 같은 조에 소속되어 조원 8명이 1년을 함께 동고동락했습니다. 고 사모님은 우리 조뿐 아니라 훈련생 전체에게 산소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늘 주위 사람들을 살피며 섬기는 데 잎장 섰었지요.

그 해 10월, 미얀마 베트남으로 비전트립(단기선교)을 갔을 때도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아 해냈습니다. 단기선교는 훈련의 한 과정이었으니까 풍족한 여정일 수가 없었지요. 혹 훈련에 불만이라도 품으려는 기운을 감지하면 일행들을 다독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런 그녀의 모습에서 모성애의 한 쪽을 발견해내기도 했습니다.

바나바훈련 38기 수료식 때 사진. 앞 줄 맨 가운데가 故 고양경 사모이다.

고 사모의 적극적인 연락으로 인해 함께 훈련 받은 우리는 수료 뒤 1년 정도를 돌아가면서 후속 모임을 가졌습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료생의 목양지에서 열심히  모여 지혜들을 나누는 일은 힐링 자체였습니다. 수료 이듬해인가 고 사모 교회(두암교회)가 새로 건축을 하고 입당 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 일행이 축하 차 그 교회를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그의 특별 안내를 받아 5.18 민주화운동 묘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광주의 여성으로서 복음에 전념하되 사회도 외면하지 않는 그녀는 귀한 신앙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고 사모의 말이 귀에 쟁쟁합니다. “망월동 묘지 참배 일정은 이 목사님 생각하고 넣은 거예요.” 속이 무척 깊은 사모였습니다.

전해 듣기는 토요일(1월 11일) 예배당 강단 꽃 장식을 해 놓고 수영장으로 운동을 갔다고 합니다. 수영 중 뇌출혈로 물에 잠겨 손 쓸 틈이 없었습니다. 주위에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늘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는 입장이었습니다만 개척교회 사모로 고생만 하다가 간 그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지금 남편 김규범 목사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곤 하지만 고양경 사모의 소천은 듣는 이를 너무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려 합니다만 어지럼증을 주체할 수 없군요.

그의 천국 안식을 빕니다.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임마누엘!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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