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장관이 오늘(1월 3일) 취임식을 가졌다. 전임 조국 장관 취임식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한다. 검찰 고위직들도 참석해서 그의 취임을 축하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매스컴은 전하고 있다.

조국이 장관을 사퇴하면서 당부했다. 자신보다 더 강력하게 검찰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분이 개혁을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고. 추미애 의원이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다. 그가 걸어온 길이 개혁 장관 적임자라고들 했다.

판사 10년, 5선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 당 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맡아 대과(大過) 없이 일들을 처리했다. 개혁 법무장관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리더십과 추진력이 강력하다고 해서 그에게 '추다르크'란 별칭을 붙여 주기도 했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찰-야당-언론의 찰떡 공조로 공격을 해댔다. 조국 법무는 취임한지 35일 만에 하차해야 했다. 따라서 후임 법무장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조국 청문회 때 '재미를 본'(?) 야당, 어떤 사람을 지명하든 물고 늘어질 것이 뻔했다. 임명권자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뇌 끝에 드디어 추미애가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강온(强穩)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검찰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인사로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다. 국민뿐 아니라 대통령까지 깔보는 검찰총장을 제 위치로 가게 하는 것은 인사밖에 없다.

검찰 패밀리를 지키려는 세력들의 힘을 분산시키는 길은 이것이 유일하다. 공수처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럼에도 개혁 정권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검찰이다. 소위 윤석열 사단(?)을 와해시키지 않는 검찰 개혁은 도로(徒勞)에 불과하다.

공석으로 있는 6석의 검사장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 윤석열 라인으로 채울 것이 확실하다. 윤석열을 도와 검찰개혁에 공공연히 저항한 중간 간부급들도 인사로 깨우침을 줘야 한다. 추미애 법무는 이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연륜이 이것을 말해 준다.

나의 경험담이다. 2016년 9월 초니까.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이 한창 불붙어 갈 때였다. 당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고 있던 추미애 대표를 만났던 적이 있다. 김천과 성주 대책위 대표들이 함께 찾아가서 당시 추 대표와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김부겸 의원, 민주당사드대책특위 간사 김영호 의원 등이 함께 했다. 그 때 우리가 요구한 것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대표를 맡기 직전 사드 반대 의사를 그는 공공연히 밝혔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16년 9월 초, 김천과 성주 사드배치반대 시민대책위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토론과 검토 과정을 거쳐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일종의 신중론을 편 것이다. 즉 개인의 의사 표현과 당 대표로서의 견해 표명이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는 야당 대표로서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의 요구에 대해 확답을 듣지 못하고 나왔다. 그러나 뭐라 할까, 보이지 않는 신뢰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성 지도자로서의 강단과 든든함을 느꼈다. 그런 사람이 정권의 위기 국면에서 법무장관을 맡은 것이다.

바람이기도 하지만 잘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검찰, 일제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위에 군림해 온 조직 아닌가. 그들은 과거 독재 정권의 충견(忠犬) 노릇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변신의 대명사 카멜레온에 비유했을까.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검찰을 개혁하려다가 노무현 대통령은 도리어 당했다. 이런 선경험(先經驗)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도 우습게 보았을지 모른다. 추미애 법무장관, 검찰 개혁을 어떤 식으로 치고 나갈지 궁금하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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