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신년사-발행인이 드립니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1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아내가 의아해했습니다. 아니, 30분 나갔다 왔으면서 1년 만이라니요! 2019년 오후 11시 45분,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을 태우고 차량 봉사에 나섰습니다. 교회에 돌아오니 2020년 오전 0시 15분, 아내와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고받은 대화입니다.

깨어서 새해를 맞이한 셈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떠하셨어요? 자정이 넘었지만 오늘 김천일보 기사를 훑어봅니다. 여러 사람의 신년사가 눈에 띄더군요. 지난 1년의 회고와 새로 오는 해에 할 일들에 대한 다짐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주위에 주는 감사함도 있었구요. 자기 고백적 말이 의외로 힘을 갖습니다.

신년사를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됩니다. 매년 빠뜨리지 않고 발표하는 신년사는 1년 동안 약효가 발휘되는 용기 회복 명약 같기도 합니다. 김천일보 발행인으로서 신년 인사도 이런 측면에서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그리고 감사함, 앞으로 지향해야 할 각오 등을 담아야 하겠지요.

2016년 2월 창간된 저희 김천일보가 만 4년이 다 되어가는 연륜을 쌓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나아가 전국의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진실과 공정한 보도로 언론의 정도를 걸어가겠다는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 약속은 신문을 발행하는 한 유효할 것입니다. 불편부당(不偏不黨)과 정론직필(正論直筆)은 저희 신문사의 사시(社是)와도 같습니다.

이 둘은 모든 언론사에 해당되는 정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보도를 무기로 거래되는 협잡의 신문사 운영도 철저히 배제할 것입니다. 저희 김천일보는 광고와 후원금으로 운영하되 광고주 앞에 약하고 후원자들에게 알아서 기는 보도 자세를 철저히 지양토록 하겠습니다. 당당한 경영만이 정당한 언론사의 보폭임을 잘 압니다.

이런 정신 아래 몇 가지 굵직한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매단체와도 같은 김천혁신포럼 모임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지난 12월로 34회라는 쉽지 않은 탑을 쌓았습니다. 매달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발제자는 안팎에서 시의적절한 인사들로 배치하려 합니다. 그야말로 김천의 혁신을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기존의 연재물 성격의 '발행인 시평'과 '문정일 교수의 생활산책', '농부작가 문홍연의 #일상', '서평', '오늘의 시' 등은 바톤(baton)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이어 갈 것입니다. 신문의 격조를 유지해 주는 좋은 내용들입니다. 2019년에 하려했던 김천iTV의 시사 브리핑을 2020년엔 꼭 할 것이며, 김천의 풍물 기행격인 '구석구석 골목탐방'도 기획 시리즈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이런 기사들이 차질 없이 연재되려면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이 필수적입니다. 후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주시는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기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의무 중 하나는 시시비비를 가려 사회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 원칙 위에서 저희 김천일보는 분열보다 통합을, 경쟁보다 대동(大同)을 지향하는 신문이 되려고 합니다.

개인과 지역 그리고 국가의 문제까지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동시에 들여다보되 죽이는 기사가 아니라 가능한 한 살리는 기사로 지역 사회의 활력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이 아닌 지방에 근거지를 둔 신문이라고 해서 중앙을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방과 중앙의 간격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중앙의 결정이 지역에 바로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지역을 포함에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중앙의 것이라도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볼 것입니다. 정치뿐 아닙니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노동 등 각 분야를 모두 포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신문사의 역량 확보도 중요합니다.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재사(才士)를 찾는 데에도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시민기자의 활성화도 그 한 방법입니다.

독자회원 확대 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치려 합니다. 후원금의 다과(多寡)가 아니라 김천일보에 대한 애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개혁적 성향을 띠는 신문의 방향을 동감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독자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독자회원들에게는 기고의 기회에 우선권을 부여할 것입니다. 또 본사 주최 각종 모임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발행인 신년사에 신문사에 대한 말만 늘어놓았네요. 이해해 주실 줄 믿습니다. 신문사의 유지는 건강한 독자가 살아 숨 쉬고 같이 호흡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새해엔 신문사와 독자의 거리를 더욱 좁히는 데에 비중을 두고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경자년 새해에 독자 여러분들의 건승을 간구하며 기도합니다. 가정엔 평강, 하시는 일에는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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