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하는 정책은 거창한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책이 될 때가 많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여름에 햇볕 가리개를 설치해서 더위를 막아 주는 것, 겨울에 의자에 발열판과 바람막이를 설치하여 추위를 막아 주는 것 등.

주일 오후 차량 봉사를 다녀오다가 김천고 앞 버스 정류장에 눈이 갔다. 처음엔 웬 포장마차인가 했다. 의자엔 발열판, 주위엔 바람막이 포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했다. 서민의 마음을 읽고 나온 정책이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혹한(酷寒)의 날씨에 버스를 기다리는 고통은 당해 본 사람만이 안다.

자동차 보유 대수가 가구당 한 대 수준에 도달한 지금도 대중교통은 서민의 발이 되는 수단이 된다. 아직은 전체가 아닌 일부에 설치된 것이긴 하지만 시도 자체로 훈훈함을 느낀다.

'추위를 잠시 피해 가세요. 발열의자' 이런 표식 앞에 스마일 디자인까지 덧붙여 놓았다. 꼭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추위를 잠시 피해 가도 무방한 곳.

이런 생각을 해 봤다. 추위의 도피소, 아니 추위의 도피성이 더 낫지 않을까. 규모는 작은 포장마차 수준이지만 의미하는 바는 성(城)만큼이나 큰... .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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