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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평] 아마추어의 대담한 프로 선언 - 연극 '내 나이가 어때서?'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12.05 22:37

너무 부담을 주는 제목인가? 그렇다면 미안하다. 나의 얕은 관람 평이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고, 삶의 조건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 연극이 좋다는 공통점밖에 없다. 거기에 '끼'라는 달란트를 첨가해도 될 성싶다.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은 심성이 고와야 한다. 관객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플롯이 단순하다. 등장인물도 여섯 명으로 한정되어 있고 무대도 경로당 방 하나가 전부다.

노년으로 접어든 서민들의 일상사를 다루고 있다. 내 세우고 싶은 심리,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허세, 그것이 포장되어 진실과 동떨어진 곳으로 비화된다. 그럼에도 이야기 속에 진리가 녹아 있고 사랑이 배어 있다.

서울과 경상도 그리고 전라도는 한반도 남반부를 대표하는 세 지역이다. 극 중 분리는 통합과 등치된다. 모두 우리 이웃이라는 것, 사랑의 대상에는 지역이 따로 없다는 것. 연극은 우리에게 지역 갈등의 잘못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단막극 성격이다. 제한된 무대와 50분이라는 시간이 그것을 말해 준다. 서울 할매와  전라도 할매, 경상도 할매 할배 모두 주어진 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 연습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을 텐데 맞추는 호흡도 훌륭하다. 따라서 지루하지가 않다.

플롯이 단순하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작은 것에 웃고 화내고, 즐거워하고 미워하고... 서울깍쟁이란 말이 있다. 극중에서 서울 할매는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지방 사람들과는 다르게 보이고 싶으나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

서울 할매는 그것을 허풍으로 소화해 내고 있다. 아들이 보낸 용돈 부풀리기, 짜장에 탕수육 등 먹거리의 과시욕, 지갑의 분실을 엉뚱하게 덮어씌우는 것까지... 그러나 그는 결말에서 거짓을 참회하고 새롭게 태어난다.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치매 할매의 역할도 돋보인다. 경로당 단칸방의 이야기는 단조롭기 때문에 자칫 식상(食傷)으로 흐르기 쉽다. 치매 할매가 중간 중간 등장해서 이야기의 맥을 끊어주는 것이 도리어 배우들에게도 관객에게도 활력소가 된다. 적절한 배합이다.

홍일점 경상도 할배도 빠져서는 안 될 캐릭터다. 네 명의 할매들 사이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잘 해 내고 있다. 조연이면서 주연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극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얘기도 된다.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노후의 불안한 삶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돈이 있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제목의 역설성은 노후를 준비하라는 외침으로 들린다. 진실하게 그리고 사랑으로... .

아마추어의 대담한 프로 선언이라고 했다. 이렇게 멋진 연극을 만들어내기까지 극단 삼산이수의 열정을 칭찬해야 한다. 진정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연극을 지도할 수 있다. 제작ㆍ연출을 맡은 노하룡 대표를 비롯한 스탭들은 훌륭한 조련사들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 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사람, 아름답고 멋진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들은 극단 삼산이수의 문을 노크해도 좋겠다. 문화에 대한 소양은 인격의 질과 직결된다. 배부른 돼지가 아니라 배고픈 소크라테스! 멋진 구호 아닌가.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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