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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46) - 군더더기 제거하기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12.01 17:22

군더더기는 쓸데없이 덧붙은 것을 말한다. 글에도 군더더기가 있다. 불필요한 것을 되풀이해서 쓰는 사람들이 있다. 예부터 이런 것을 사족(蛇足)이라고 하여 피했다. 

그뿐 아니라 표현에서도 애매하고 어색한 것들이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개연성이 짙은 표현, 수동적인 표현, 중복된 뜻의 표현(겹말)을 들 수 있다. 잘못이라는 걸 알면 고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는 '~같아요' 표현, 즉 개연성이 깃든 표현을 들 수 있다. "바깥 날씨가 춥니?" 외출하고 돌아 온 아이에게 아빠가 묻는다. "그런 것 같아요." 이런 답변은 확신에 찬 답변이 못 된다. 

"예, 춥습니다." 또는 "아니오, 별로 춥지 않습니다."라는 확신적인 답이 아니라 '~같아요'라고 표현하는 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확신에 대한 결핍이다. 대답에 자신이 없다. 둘째, 책임 회피의 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이다.

'~같아요'는 개연성 짙은 표현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같아요' 화법을 바꾸어야 한다. '~이다', '~하다'의 확신 화법으로 바꾸어야 한다. 주체적 입장을 직접 표현하는 것이다.

이와 연관되는 것 중 수동적인 표현의 남용을 지적하고 싶다. 이것 역시 주체성이 나약한 결과이다.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 의탁하려는 마음의 작용이다. 특히 신앙인들에게서 수동적 표현이 많이 발견된다. 자신을 절대자(神)의 도구로 여기는 데에서 나온 발상이다.

우리말에는 수동의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영어 등 외국어권의 영향인 것 같다. '된다' 하면 될 것을 '되어진다', '믿다'를 '믿어진다', '잊다'를 '잊혀지다', '본다'를 '보여지다' 등의 단어를 수동으로 쓰는 것은 어딘지 불편하다.

화자를 목적어가 아니라 주어로 놓고 능동의 문장으로 쓰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언어도 습관이란 말이 있듯이 어색한 문장도 자꾸 쓰다보면 자연스러워지는데, 이렇게 되었을 땐 고치기가 쉽지 않다. 뿌리 내리기 전에 뽑아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뜻이 중첩된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 이미 있는 뜻을 모르고 한 번 더 쓰는 것이다.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표현을 흔히 본다. '역전' 하면 될 것을 '역전 앞'이라고 쓴다. '역전(驛前)'은 '역 앞'이란 뜻이다. 여기에 '앞'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은 겹말이 된다.

이와 비슷하게 잘못 쓰는 표현으로 '처갓집'(妻家가 올바른 표현), '해변가'(海邊이 바른 표현), '생일날'(生日이 맞는 표현) 등을 들 수 있다. 예시한 단어들에서 알 수 있듯이 한자어에 같은 뜻을 가진 고유어가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말도 그렇지만 글에 군더더기가 없다면 매끈한 문장이 된다. 글을 쓸 때  우선 비문(非文)과 군더더기만 없어도 기초는 다져졌다고 볼 수 있다. 적당한 단어 선택과 글을 다듬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비문과 겹말을 피하여 글에 자신감을 가져보자.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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