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자기 것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내용을 설명하는 성격의 글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설명할 때 글이 살아 있고 독자가 이해하기도 빠르다. 요즘 자기 글이 아닌 남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SNS의 탓도 클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 세상에 온전한 자기 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도 누군가의 것을 갖고 온 것이다. 문학 작품도 마찬가지다. 개성이 강한 수필조차도 모방을 전혀 배제할 수가 없다. 글은 모방이라고 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을 경우 표절이 되고 만다. 고위 공직자들이 석•박사 논문을 비롯한 글에서 표절 시비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은 출처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글에서도 글을 인용했다면 그 글이 누구의 것이며 몇 년 몇 월 어느 책에서 가져온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 출처를 밝힌다고 글쓴이와 글의 격(格)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돋보이게 된다. 근거의 제시는 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SNS의 발달로 글 쓸 공간이 대폭 확장되었다. 누구나 글을 써서 다중(多衆)에게 읽게 하고 검증받을 수 있다. 활자가 지배하던 시대엔 글을 발표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 중 SNS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럴 때도 퍼왔다는 것을 표기해야 한다.

글의 표절에 더해 사진이나 디자인 등 작품의 무단 사용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 디자인 등의 작품을 허락 없이 사용할 경우 적지 않은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이것은 출처를 밝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원 작자에게 사용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아 두는 게 좋다.

개인 블로그나 카페인데 누가 볼까? 이런 생각으로 남의 작품을 가져왔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다. 요즘은 표절 및 사진 디자인 작품 등의 무단 사용을 찾아내어 배상금을 받아내는 전문 사무소까지 생겼다. 변호사를 끼고 운영하는 이런 곳에서 법적 처리 운운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이런 것은 모두 자기 글을 쓰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글도 자기 것으로 사진이나 디자인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준비가 필요하다. 글에 필요한 사진을 시시각각 찍어 두는 일이다. 단풍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 단풍 사진을 저장해 둔다.

글을 쓰는 데에는 사고(思考)와 관찰력이 필요하다. 글은 생각과 자료에서 나오고 생각과 자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준비한 자료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글로 표현하면 훌륭한 자기 글이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 남의 글이 아니라 자기 글을 쓰자.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떳떳한 필자는 자기 글을 쓰는 사람일 때 가능하다. 글쓰기 공부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 작가의 글을 모방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방은 글쓰기 훈련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지 실전(자기 글쓰기)에 필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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