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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대럴 브리커, 존 이빗슨 지음 『텅 빈 지구:다가오는 인구 감소의 충격』전영수(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국제학 박사)
편집부 | 승인 2019.10.26 12:00
대럴 브리커, 존 이빗슨 지음, 김병순 옮김 『텅 빈 지구:다가오는 인구 감소의 충격』(을유문화사, 2019년 6월 출판)

백의민족 한국에 이민은 유효할까!?

“사회와 경제를 변화시키는 진정한 구조적 힘은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의 수십 년에 걸친 경제 이민 행렬이다.(중략) 출생률이 인구 대체율을 밑도는 나라-거의 모든 선진국이 해당-에서 경제이민은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중략) 많은 정치인이 이민자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깨뜨리지 못하고 오히려 그 편견에 영합하고 있다.”(189-190p.)  
 
UN은 2100년 지구인구가 112억 명에 달할 것이라 예측했다. 발디딜 틈조차 없는 지구환경을 염려하는 암울한 인구예측의 결과치이다. 때문에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진즉에 경고했다. 기본입장도 여전히 인구증가와 부하염려로 요약된다. 다만 기우(杞憂)일 듯하다. 예측은 빗나갈 게 거의 확실시된다. 믿었던(?) 개도국마저 인구감소로 돌아선 탓이다.

선진국이 인구유지선(2.1명)을 하향돌파해도 개도국·저개발국의 엄청난 출산파도가 총인구를 충분히 늘릴 것이라 봤는데, 갈수록 예측을 벗어난다. 한국은 또 어떤가. 장래인구 특별추계까지 내놔야 할 정도로 인구감소가 단시간에 급전직하하고 있다. 2019년판을 보면 자연감소(출생자-사망자)가 2016년판보다 무려 10년이 앞당겨진 올해부터 시작된다. 이로써 그간 예측된 거의 모든 인구통계학적 주요 이벤트의 도달연도는 수정대상에 올랐다.  

책은 제목처럼 ‘텅 빈 지구’를 상정한다. 놀랄만한 인구감소가 기본전제다. 인구감소가 세계 표준이 될 걸로 내다본다. 시점은 외서답게 전지구를 커버한다. 6대륙을 넘나드는 통계·인터뷰를 통해 인구감소가 축복일지 재앙일지 담담히 그려낸다. 유럽·미국을 넘어 아시아를 건너 아프리카·남미까지 종횡한다. 신랄한 예측검증 땐 220년 전의 맬서스부터 최근의 유엔 인구학자들까지 질책 속에 소환된다.

조직이익을 위한 음모론까지 소개된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인구감소에 주목하자는 메시지다. 인류역사상 전대미문의 0점대 출산율을 기록해도 꿋꿋하고 담대한 한국사회로선 진부한 이슈지만, 지구차원에선 꽤 도발적인 이슈로도 해석된다. 한국 사례도 설명하는데, 분석 논점이 겉핥기라 다소 아쉽다. 향후 인구감소를 논하려면 충격지표의 갱신무대인 한국은 필수대상이다.  

인구감소는 출산감소 때문이다. 즉 인구예측이 어긋난 건 출산감소가 전제보다(?)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출산(분모)이 더디니 분수가 고꾸라지는 건 당연지사다. 분모가 그대로라도 분수값은 떨어진다. 이유가 뭘까. 저자 2명의 지적은 정확하다. 출산 연기·포기 탓이다. 왜 출산을 미루고 안 할까. 도시화의 진전, 친족의 결속 약화, 종교의 영향 감소, 남성의 지배 약화 등을 거론한다.

설명력이 큰 건 역시 출산력을 지닌 여성의 지위 강화다. 출산·소득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니 출산은 비교열위다. 정책도 꼬집는다. 청춘의 만남주선, 국민의 밤 선포 등 싱가포르의 웃긴 대책만큼 돈으로 낳게 하려는 한국의 대응정책도 같은 급으로 취급된다. 의미는 있겠으나 효과는 없어서다. 책은 “아름다운 서울의 불행한 사람들이 경제 기적의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인구감소를 좋게 볼 수도 있다. 책에 소개된 브뤼셀 청년들은 “더 넓은 공간과 더 많은 일자리, 그리고 더 싼 주택”을 믿는다. 일견 맞는 듯하지만, 뜯어보면 아니다. 그들이 늙은 후 연금을 못 받거나, 살 사람이 없어 불황으로 치닫는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출산율이 먼저 떨어진 국가는 곧 비극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유럽사를 빌려 말한다. 독일발 세계대전도 인구확보를 위한 전쟁이란 쪽이다.

한편 유럽역사상 출산은 활황과 직결된다. 그러나 베이비붐은 반짝현상일 뿐 유럽전역은 인구위기에 봉착했다. 예외는 있다. 벨기에와 스웨덴이 꼽힌다. 출산회복엔 차별점도 많지만, 공통점이 있어서다. 인구수입이다. 숱한 갈등도 있었으나, 나라밖에서 인구를 끌어들임으로써 자국민화에 성공했다. 반면 아시아는 기대난이다. “한국인은 오직 한국 사람만이 한국인이라고 믿는다”로 갈음한다. 꼼꼼하게 북한이란 변수도 거론하는데, “통합과정에서의 난관이 더 큰 문제”라고 일축한다.  

결국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민’으로 정리된다. 낳고 기를 환경정비도 중요하나, 결정적인 한방은 이민확대로 본다. 주지하듯 ‘이민=노동=생산=소비=세원’의 논리가 깔린다. 동의되는 상식수준이다. 여기선 책의 몇몇 독특한 시선·주장을 소개한다. 미국패권의 원동력은 중국·러시아보다 높은 출산율 덕인데, 그게 반이민정책으로 꺾이는데다, 이민파 소수인종 출산율이 백인보다 더 낮아져 쇠퇴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 와중에 본국으로 되돌아가려는 이민자는 증가세다. 당연히 이민반대는 자멸카드란 입장이다. 그렇다고 이민이 항구적 해결책도 아니다. 모두가 젊지 않은데다 늙어가기 때문이다. 이민 불허인 중국의 인구붕괴와 강력한 인구대국인 인도의 심상찮은 출산하락에도 주목하길 권한다. 모두 인구증가에 관한 근거 없는 믿음이란 쪽이다. 더불어 원주민과 이민자의 일자리 쟁탈전은 없다는 연구근거도 독특하다. 갈등이 있겠지만, 결과는 어떤 식이든 플러스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저자들의 나라인 캐나다에서 매해 인구의 ±1%를 이민자로 받아들이는 수용적 통합 경험을 배우라고 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히 좋은 나라라서가 아니라 이민 환영이 캐나다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묘수는 특정지역 출신의 제한이민이 아닌 세계적 개방수준, 이민자의 교육수준·기술조건 등이다.

대신 캐나다는 민족국가엔 실패했다. 모호하고 불명확한 다문화의 혼합물이 되었다. 또한 이민자와 다문화 수용에 덜 관대한 퀘벡의 불편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민족주의→다문화주의’는 캐나다헌법(인권자유헌장)의 토대이다. 이제 남은 건 백의민족 한국의 선택카드다. 충격적인 저출산에 맞설 유효한 이민정책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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