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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여행
문홍연 | 승인 2019.10.26 11:17

#일상
중국 구이저우(귀주)성 여행

다른 분들도 이런 느낌일까요? 여행은 처음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할 때가 훨씬 더 즐겁더만요. 실제로 관광지에 와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은 똑 같다고나 할까요?

오래 사귄 중‧고 동기생 친구들과 환갑기념 여행을 가려고 4년 전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일 때마다 조금씩 경비를 적립했고 여기저기 장소를 물색하길 4년입니다.

처음에는 일본도 생각을 했었는데 아베수상이 지껄이는 망발을 듣고는 그만 중국으로 방향을 확 틀었습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거의 다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일행 중 한명이 단체 카톡에다 요런 짧은 글을 올렸더이다.

"여행.....!
빈틈없는 계획을 세웠다구?
그럼 가지마...
여행은 틈을 만나러 가는 거야!"

순간 '띵'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행은 계획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더만요. 계획만 거창하게 세우고 실천을 못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요? 떠나고 싶을 때 무조건 떠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사실 말이지만 우리같이 오랫동안 한곳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는 농부들은 삶의 터전을 잠시 떠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도 어렵습니다. 이것저것 걸리는 것들이 왜 이렇게도 많을까요?

드디어 만사를 제쳐놓고 떠났습니다.
대구공항에서 출발하여 상해를 거쳐
귀주성의 성도(省都)인 귀양공항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그리구요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이 스치고 지날 때마다 새로운 나를 만나는 그런 묘한 기분도 듭니다.

귀주여행 이튿날입니다.

중국 구이저우(귀주)성....
여행을 오기 전 나름 검색을 해봤더니 중국 역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청나라 시절까지만 해도 황제의 노여움을 산 신하들을 귀양 보내던 그런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왕래하기가 힘든 궁벽한 오지(奧地)라는 뜻도 되겠지요? 변방에 있다 보니 당연히 자연이 덜 오염되었고 나름 보전이 잘 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구이저우성은 완전히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중국에는 장가계가 워낙 유명한지라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닙니다만... 와서 보니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다양한 카르스트지형(수천만년동안 석회암이 빗물에 씻겨 나가서 생기는 지형)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웅장한 대협곡들과 거대한 폭포가 즐비해서 하루 이틀에는 다 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다 여름에는 폭염이 거의 없고 겨울철에도 영하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니 1년 내내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군요.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황과수 폭포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등수 매기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중국 사람들도 세계 몇 등, 아시아 몇 등 이런 순위를 매기는 걸 무척 좋아하나 봅니다. 황과수 폭포는 세계 4위, 아시아에서 1위라며 자랑이 
대단합니다. 폭포의 폭이 100m이고 높이가 80m나 된다는데, 무엇보다도 수량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떨어지는 폭포수의 굉음과 흩어지는 물보라에 정신을 빼앗길 정도입니다.

근데요 중국의 관광지를 다니다보면 "대륙의 패기"가 어떠니 "굴기(堀起)’가 어떠니 이런 유의 광고판이 자주 보이더군요. 대륙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것이겠지요? 
부럽기도 하고 조금 우습기도 합니다....

황과수 폭포는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주변에 크고 작은 수십 개의 폭포와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나무들, 깊은 
계곡이 어우러져 있더군요. 가히 최고의 관광지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바쁘게 다니다 보니 시간은 빨리 갑니다.
벌써 여행 3일째입니다.

이름은 만봉림입니다. 만개의 봉우리가 숲을 이뤄서 '만봉림(萬峰林)'이라 했다는데, 실제로 이웃 성(省)까지 다 합치면 2만6천개의 봉우리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산봉우리들이 모여서 거대한 숲을 이루었습니다. 기세가 너무 웅장해서 말문이 탁탁 막힐 지경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너무 다른 지형입니다.

만봉림은 크게 동봉림과 서봉림으로 나눠진다네요. 동봉림은 산과 산이 여러 개 겹쳐 있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시논밭의 형태를 지니고 있고, 서봉림에는 그 주변으로 마을들이 형성돼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마령하대협곡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마령하대협곡'에는 7,000만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로도 불린다는데, 약 7000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형성된 절단협곡이라구요. 이 협곡의 흔적은 우주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며 가이드가 장황하게 칭찬을 했습니다.

협곡 양쪽 여기저기에서 수십여 개의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데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협곡 양 옆으로는 돌을 깎고 구멍을 뚫어서 인공적인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신없이 이동을 해서 "만봉호"에 들렀습니다. 가는 길이 어찌나 좁고 험한지 손잡이를 잡은 손에 자꾸만 힘이 들어갔습니다. 알고 봤더니 하류에다 발전용 댐을 막았다네요. 유람선을 타고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데 풍광이 어찌나 좋은지 벌어졌던 입이 다물어 지지를 않았습니다. 한국의 댐들 주변하고는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여기저기 어찌나 강행군인지 서서히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어느 누가 그러데요.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보다는 가슴이 떨릴 때 가라"고....
진짜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완전 녹초가 되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냈더니 벌써 여행도 종착역을 향해서 가는 중입니다.

여행 4일째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용궁(龍宮)이라고 합니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심청전'에 나오는 용궁도 '별주부전'에 나오는 용궁도 모두가 바다 속에 있는데 이곳 귀주성의 용궁은 산 위에 있다네요. 그것 참....

귀주성은 카르스트지형이 발달한 곳이라 동굴이 많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용의 동굴로 불리는 "용궁"이 제일 유명하구요  중국에서는 관광지마다 등급을 매겼더군요. 'AAAA'라는 표시가 등급인데 갯수가 많을수록 더 유명하고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라고 합니다. 
5A급 관광지인 "용궁 풍경구"는 중국의 다른 동굴과는 다르게 '수중동굴'입니다. 모터보트를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오는데 15분인가 걸리는 듯 했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수많은 종유석들을 보고 있자니 혹시나 신이 만든 작품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저렇게 석회암이 녹아 내려서 거대한 동굴이 만들어지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흘렀을까요?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청암고진(靑岩古陳)"입니다. 푸른 돌로 성벽을 쌓아서 '청암(靑岩)'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요?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명나라를  건설한 '주원장' 장군이 건설한 
군사 요충지인데 처음에는 주둔군의 보급창으로 사용되었고, 운남성(雲南省)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보니 상업 
중심지의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아직까지도 이곳에는 한족을 비롯하여 10여 개의 소수민족들이 함께 섞여서 별 탈 없이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옛 건축물을 비롯하여 각종 종교, 인문, 건축 문화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했지만, 즐비한 음식점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취 때문에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습니다.

4일간의 "귀주"여행이 끝났습니다. 중국이란 나라는 참으로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천만이 훨씬 넘는 인구가 사는 최첨단도시 '상해'같은 거대한 도시도 있고, 아직까지 물소 떼가 어슬렁거리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50년 전의 모습을 보이는 곳도 여전히 존재를 했습니다. 중국은 제가 수년전에 왔을 때보다 확실히 변했다는 느낌입니다.

매년 6%씩 경제성장을 한다고도 하고, 특히나 구이저우(귀주)성은 매년 10%씩 성장을 한다나요? 그렇다면 몇 년 후에 다시 오면 또 얼마나 변해 있을까요? 
궁금하기도 합니다.

상해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대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1시간쯤 지났을까요? 발 아래 한라산이 보입니다. 귀양시나 상해에서 현대차나 삼성휴대폰 간판을 볼 때에 이유도 없이 기분이 뿌듯하더니 제주도 한라산이 왜 이렇게나 멋지게 보일까요? 기분까지 좋구요. 드디어 대구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4박5일간의 구이저우(貴州) 성 여행은 별 탈 없이 끝났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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