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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한글날 생각해보는 정치인들의 언어 품격-여상규의 경우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10.09 18:05

검찰 개혁이 세간의 여론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개혁만이 아니다. 정치 개혁이 더 필요하고 시급하다. 국민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정치인들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나라를 이렇게 찢어 놓은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나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허나 국회의원이란 직함을 가진 정치인들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외면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은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다. 국민 앞에 실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임에도 헛발질을 해 대고 있다.

아니, 헛발질 정도라면 보아 넘기겠다.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사람들처럼 막가파식 언행으로 매스컴을 타고 있다. 미래를 포기하고 죽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두려울 게 없다. 막말과 욕설로 국감장을 흐려놓는 국회의원들도  죽기로 작정한 사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마음으로 국회의원들을 보고 있었다. 그 마음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그들, 그렇다면 적어도 국민의 평균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할 텐데  그 이하다. 평범한 시민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말조심을 할 줄은 안다.

어제(10월 8일) 세 명의 국회의원(여상규, 이종구, 조원진)으로 인해 기분을 잡쳤다. 정치인은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조금 돌려 말하면 국민은 그 나라 정치인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정치의 현실이 그렇다. 부아가 치민다. 여기서는 여상규만 살펴보자.

사진 = 아이 앰 피터

판사 출신 여상규. 그는 지금 국회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판사(判事)는 사건을 판결하는 사람이다. 역사적인 안목과 균형 잡힌 눈이 그 누구보다 필요한 사람이다. 그가 국정에 임하는 것을 보면 판사 생활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간다.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무기징역을 때린 것도 여상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법사위 국감에서 그가 한 막말이 연일 언론에 회자되었다. 패스트 트랙 때 공권력을 방해해서 많은 국회의원이 고소ㆍ고발된 상태에 있다. 자한당 내 60명 가까운 국회의원들이 피고발인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손을 떼고 정치권으로 넘기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정말이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법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 들어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수사 대상자가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때 자한당 여상규가 김종민에게 한 말이다.

"웃기고 앉아 있네. 병신 같은 게.“

이 막말은 마이크를 통해 전국에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다른 데도 아닌 국감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옛날과 달리 매스컴이 고도로 발전한 지금은 국감 현장이 곧장 안방까지 전달된다. 아무리 이성을 잃은 상태라곤 하지만 국민의 대표로 국정감사를 하는 현장에서 그것도 위원장이 정신 줄 놓은 듯 욕설을 한 것은 그냥 넘길 수 없다.

특히 그가 한 막말에 포함되어 있는 '병신'이라는 단어다. 이것은 언론에서도 '× ×', 'oo' 등으로 직접적인 표기를 피하는 단어다. 여상규는 전국의 장애인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의식하지 못하고 썼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런 장애인을 무의식적으로 조롱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여상규가 국감장에서 이렇게 막말을 하는데 집이나 사무실에선 어떨까 궁금하다. 밖에서 새는 바가지가 안이라고 안 샐까. 국회의원인 그의 언어생활 수준을 가늠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상규뿐 아니다. 저질 국회의원이 우리 주위에 즐비하다.

최근만 국감장에서만 하더라도 우리공화당 조원진(“야,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자한당 이종구(“찌랄, 또라이 같은 새끼들”) 등 시전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막말이 횡행하고 있다. 특히 여상규는 과거에도 막말을 일삼아 ‘버럭 여상규’란 별칭을 얻고 있는 사람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오늘은 한글날이다. 나라의 언어가 점점 황폐화되어 간다. 여기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앞장서고 있다. 착잡하다. 언어는 그 나라의 얼이 서려 있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민족은 한글을 지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막말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정치인들,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정치개혁,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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