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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도종환의 '가을비'
취재부 | 승인 2019.10.07 17:09

          가 을 비

                          도종환 詩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 낙엽 때문일까? 가을은 우리에게 쓸쓸함으로 다가온다. 스산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낙엽은 아무렇게나 나뒹군다. 이럴 때 곁에 연인이라도 있으면 쓸쓸한 자리가 많이 메워지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쓸쓸함 자체가 연인이다. 도종환의 시 '가을비'에서는 쓸쓸함을 '사랑'이라는 시어로 보충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에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까. 사랑하다가 바람불면 헤어지고, 헤어져서 그리워하는 것이 한 세상, 즉 인간의 삶이라면, 그것을 모은 바구니가 바로 역사가 아니겠는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그의 시 '가을날'에서 가을의 외로움을 여름의 위대함으로 치환하려 했다. 그래도 끝내 그 쓸쓸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낙엽이 떨어져 뒹굴면, 불안스레 /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헤맬 것"이라고...(耳穆). 

사진 = 정윤영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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