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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피 투게더' 명칭 유감
취재부 | 승인 2019.10.03 21:57

'해피 투게더 김천' 운동이 한창 전개되고 있다. 김충섭 시장 취임 뒤 김 시장 나아가 김천의 브랜드 운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같다. 내실을 다져 간다면 의미 있는 운동으로 지역 내외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운동이 될 것이다.

취재를 다니면서 ‘해피 투게더 김천’ 운동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을 듣는다. 그냥 듣고 흘릴 말들이 대부분이지만 다음 두 가지는 생각의 거리를 준다. 하나는 우리말을 두고 왜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란 영어를 사용하냐는 것이다.

김천이 시(市)지만 과거 금릉군과 통합을 해서 도-농이 공존하는 지역이 되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도-농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평균 학력이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농촌에는 영어에 어두운 연령층이 아직도 많다.

그분들에게 영어 'Happy together'는 여전히 생소한 외국어이다. 좋은 우리 말 '모두가 행복한'을 두고 영어로 운동의 표제를 삼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영어 옆에 한글이 병기되어 있기도 하지만 촌 어른의 지적을 흘려보낼 순 없다.

다음은 어떤가. Happy together와 결부된 일화(逸話)이다. 한 모임에 참석했다. 몇몇은 안면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어색함을 깨뜨리기 위해 예닐곱 명씩 조를 짜 친교를 나눈 뒤 조별로 장기 자랑을 하게 되었다.

각 조별로 이름을 정하라고 했다. 그 중 한 조가 조원들의 의견을 구해 조 이름을 정하려 할 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김천시에서 벌이고 있는 시민운동의 이름을 원용해서 조 이름을 '해피 투게더'로 하자고 누군가 제안을 했다.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좋다, 기발하다 등의 찬사와 함께 ‘해피 투게더’로 확정하려는 순간, 육십 중반의 어른이 '잠깐만!' 하더니 자신은 그 이름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유가 없지 않다며 젊은 사람들 앞에서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그는 'together'의 단어가 문제라고 했다. 이것은 '함께, 같이'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함께 잘 살기, 같이 행복하기와 같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주의 용어라는 것이다. 북한에서 애용하는 단어를 쓰면 좋지 않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젊은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혀 그 '어른'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했다. 그러나 나이든 세대의 박제된 사고를 보는 것 같아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우리나라 말은 활용(活用)의 폭이 넓다. 그리고 아름다운 언어로도 소문 나 있다.

그런 말을 북한에서 즐겨 사용하니 쓰면 안 된다고? 지금의 여당 이름이 ‘더불어민주당’이다. 이 당명을 정했을 때 당시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 일부 인사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 빈축을 샀다. '더불어'에서 종북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이 쓴 회고록 이름이 『세기와 더불어』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를 여기에서 따 왔으니 종북이라는 것이다. 경직된 생각이 엉뚱한 데로 비약한 좋은 예이다. 세상엔 무지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좋은 우리말을 두고 왜 'Happy together'이냐는 지적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자기나라 고유 문자에는 민족의 얼과 혼이 서려 있다. 과거 식민지 정책에서 우선시한 것이 그 나라 말과 글을 못 쓰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말을 북한이 애용하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의 의도가 잘못 되었을 뿐 아니라 적용은 더욱  틀렸다. '해피 투게더 김천' 운동은 우리 김천의 품격을 높여 보자는 것이다. 실천적으로 더욱 깊이 뿌리 내리는 운동이 되기 바란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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