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말이 있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발전하고 희망이 있는 나라는 현 상황을 가늠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가. 미안하지만 부정적이다. 나는 부정을 넘어 절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갖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반대쪽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치가 아니라 악치(惡治)를 거듭하고 있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코앞에 벌어지는 일에 목숨을 건다. 오직 자기 정파밖에 모른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인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도리어 여론을 갈기갈기 찢어 국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사회에 사랑과 정의가 발붙일 여지가 사라졌다. 정치가 실종되어 국민은 피곤하기만 하다. 증오만 횡행한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 하나 합의하지 못했다. 시일을 넘겨 궁여지책으로 조국은 기자들 앞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청문회를 대신했다. 이것을 가지고도 찬반이 확연히 나뉘어 물고 뜯기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정치는 나누어 갖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에 따라 일정 부분을 공유하며 나머지는 나누어 갖게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풍토는 그렇지 않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全無)다. 올 오어 너씽이다(All or Nothing). 이런 풍토에선 정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정치는 갈수록 뒷걸음질이다. 국민을 바르게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그럴 수준에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까 극단적인 주장과 오기 정치로 편을 가른다. 따르는 소수의 무리를 위해 다수 국민을 배척한다.

인사 청문회는 업무의 적정성을 따지는 자리이다. 자기 당에 찍힌 후보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척한다. 사돈의 팔촌의 문제까지 끄집어내어 부적격 낙인을 찍는다. 안 될 말이다. 지명을 위해 여론을 무시하며 강행하는 것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는 민주주의 발전의 한 양태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당연히 열어야 한다. 그러나 당리당략에 얽매여 우격다짐으로 막아 파행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참 모습이 아니다. 당사자들에게 대오각성(大悟覺醒)이 필요하다.

이것은 모두 오기정치(傲氣政治)의 산물이다. ‘오기’의 사전적인 뜻은 ‘능력이 없으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다.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줄 잘 서다 보니 국회의원이 되었다. 특별히 내 세울 것도 없다. 거기에서 발동되는 것이 오기이다.

오기는 저급한 정치인들의 생존방식이기 쉽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말로 일부의 환심을 산다. 환심을 이어가기 위해 막말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런 방식으로 재미를 본 정치인은 이 늪에서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악이 악을 낳는 식으로 극단이 다른 극단으로 이어진다.

공당의 대변인들조차 극단 퍼레이드에 앞장선다. 여야가 장군멍군식이다. 우(右)로 가자하면 어김없이 왼쪽으로 가려하고, 오른쪽을 가리키면 즉발적으로 좌(左)로 방향을 튼다. 아무 조건이 없다. 무조건이다. 정국이 경색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각당 대변인들의 언어 폭력도 대단하다. 극단의 극치를 걷고 있다. 대변인의 발언은 그 단체(조직)을 대표한다. 각 당의 수준은 대변인의 말로 드러난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막말이 난무하고 있으니…. 한 치의 양보도 없다. 마치 고대의 동해보복법을 생각게 한다.

‘걸레질’, ‘천렵질’, ‘김정은 대변인’, ‘청와대 철면피’, 최근에는 제1야당 원내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조국 후보를 두고 “꽃 보고 자위(自慰)나 하라”고 해 입방아에 올랐다. 그래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염치가 없다. 오히려 자기 진영에서는 개선장군이나 된 것처럼 환호한다.

오기 정치를 청산할 것은 강권한다. 상대방을 고려할 줄 아는 양식을 갖기를 바란다. 장점은 감춰두고 단점만 파헤칠 게 아니라 단점은 묻어두고 장점을 드러내는 정치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은 자기 정파에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국민을 위해서는 비타민이 된다.

문제를 다 해결하려 하지 말고 국민들로 하여금 판단하게 하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정치하는 사람들보다 결코 낮지 않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멈추어야 한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막말 퍼레이드, 오기의 정치 구시대의 악폐이다. 당장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정치 발전이 있고 희망이 있게 된다. 여야와 각 진영, 지금은 냉정을 되찾아 조용히 성찰할 때이다.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정녕 나라를 위해서 더 그렇다. 오기정치 당장 청산하라.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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