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은 하트 모양의 얼굴들-2019 중동기독신우회 3/4분기 모임

떠날 때 김천엔 비가 내렸는데, 서울역에 도착하니 해가 쨍쨍했다.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반도의 남쪽도 그리 좁지 않다는 것, 또 오늘의 일기가 불순하다는 것. 이 두 가지의 결합이라고 해야 할까.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잘 했다 싶었다.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도중 단톡방으로 사진들이 올라왔다. 예배당을 가지런히 정돈해 두었고, 식당도 온전히 세팅한 가운데 몇몇 선배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 신우회의 기둥인 김용철 장로(72회), 박정진 집사(84회), 서정욱 집사(71회), 김재호 집사(72회) 등 여러 사람이 수고한 결과이다. 문흥식 장로(72회)는 회원들의 명찰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서울역에 내려 순복음강남교회(담임 최명우 목사)까지 가는 데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남영 장로(67회)의 도움을 받았다. 아무리 의미 있고 좋은 모임이라고 해도 참가 경로가 험하면 나는 곧잘 망설여진다. 몸이 불편한 것이 주 이유지만 그만큼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 소모도 크기 때문이다. 신우회가 출범한 뒤 초창기 때, '자동차-기차-전철-도보'의 과정을 거쳐 참석했다가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오후 6시쯤 교회에 도착했다. 식사는 7층 식당에서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예배는 5층 예루살렘 성전. 식당에선 예상 참석자의 2/3가 넘는 회원들이 벌써 와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100명 정도가 참석 체크를 했으니, 예배 한 시간 전인데도 이미 70 여 회원들이 도착, 식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먼저 식탁을 돌면서 선후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호주에서 노숙자 선교를 하고 있는 인정상 집사(72회), 생명주는동산을 개원해서 치유 사역을 하고 있는 최광로 목사(72회), 가족 전체가 선교사역에 조직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노영완 집사(64회), 동생의 사고로 기도 요청을 했던 김재호 집사(72회) 등은 늘 마음에 새겨두고 영적 교제를 나누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오늘 예배의 일정은 다음과 같이 예정표가 작성되어 있었다. 17:30 -18:50 저녁식사 및 친교, 19:00-19:40 예배, 19:40-20:10 회무처리, 20:10-21:00 친교. 모든 게 그렇듯이 진행하다 보면 예정표를 벗어나기 예사이다. 오늘은 특히 친교의 시간에 김홍중 성도(72회)의 사위 장덕범의 선교 마술은 참석자들을 환호하게 했다.

박정진 안수집사의 찬양 인도로 예배드릴 준비를 했다. 실외 집회 때 참석 인원 5천 명이 넘으면 추산을 하게 된다. 주최 측은 후하게 그리고 경찰은 박하게 참석자 수를 잡는다. 양측의 숫자 차이가 많이 나게 되는 이유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신우회는 참석자 100명을 넘게 되니 추산을 해야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될 텐데... .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된다.

1부 예배는 예배부장인 이성환 장로(65회)의 사회로 드려졌다. 이런 순서이다. "묵도(다같이)-신앙고백(사도신경, 다같이)-찬송 29장(성도여 다함께)-대표기도(이대성 장로, 63회)-성경봉독(행 12:21-23, 백성욱 안수집사, 65회)-특송(하나님의 곁으로, 강요셉 안수집사, 64회)-설교(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 최순영 목사, 60회)-찬송 411장(아 내 맘 속에)-축도(전대웅 목사, 63회).

세 가지를 기록해 두어야겠다. 이대성 장로는 대표기도를 정말 기도로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깔끔한 기도로 마음에 감동이 일게 했다. 강요셉 안수집사의 특송은, 사회자가 세계적인 성악가로 소개했듯이 정제된 청음(淸音)이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노신사에게서 나올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 하나만 듣고 가도 참석한 것에 충분히 값하리라.

말씀을 전한 최순영 목사는 우리 중동신우회의 자랑이다. 교단 총회장을 지냈고 한기총 공동대표까지 역임한 분이다. 그는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이라는 설교에서 다윗을 예로 들면서, 첫째 용기 있는 사람, 둘째 눈물의 사람, 셋째 신의를 지키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고 있으신데 우리 중동기독신우회 회원들이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총무 김동진 장로(70회)가 사회를 본 2부 회무처리에서는 회장 백강수 장로(64회)의 인사말에 이어 부총무 김용철 장로가 그동안의 경과보고를 했다. 백강수 장로는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중동기독신우회가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것은 회원들의 기도 덕분이라고 말했다. 중동고에 신우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1958년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광주에서 첫발을 띈 후 전국 캠퍼스로 확산되었듯이 고등학교 신우회도 이런 발전 과정을 꿈 꿀 수 있지 않겠는가.

김용철 장로는 2/4분기에 있었던 일을 간단히 보고 했다. 회장 백강수 장로의 모친상 때 신우회 이름으로 예배를 드린 일, 우리 신우회의 막내 오준규(101회)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마음 아팠던 일, 그리고 신우회에서 회원들이 모여 슬픔을 함께 하며 천국환송예배를 드린 일, 생명주는동산(최광로 목사) 개원예배와 기도회, 이현수 장로(53회)의 아프리카미래재단 이사장 취임예배가 있었고 그 행사에 우리 신우회 회원 60여 명이 참석해서 축하한 일 등을 보고했다.

그 다음 비전 투어 보고가 있었다. 선교부장 하일구 장로(65회)가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중동기독신우회가 주축이 되어 아프리카로 단기 선교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내용과 취지를 설명한 뒤 행선지, 특히 방문 처와 팀원들의 준비 상황을 보고한 뒤, 신우회에 강한 기도를 부탁했다. 이디오피아, 우간다, 짐바브웨, 남아공 등지를 9박10일 동안 소화해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우리 신우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 선뵈는 것이니 특별한 순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김홍중 성도는 수원에서 정보과 형사로 25년을 근무했다. 그 방면에서는 베테랑 중 베테랑에 속한다. 그의 사위 장덕범 성도는 신실한 크리스찬이자 유명 마술가이다. 마술을 선교에 접목시켜 주님의 영토 확장에 기여하려 하고 있다. 선교 마술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1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했다고 위에서 말했다. 오늘 참석자들 중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새로 나온 분들이다. 기수, 출석 교회, 직분, 하는 일 등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장단(長短)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성실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런 좋은 기독 모임이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며 앞으로 열심히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신입회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기수 순서로, 존칭은 생략).

52회 박철용 목사, 59회 이남국 장로, 64회 이문덕 안수집사, 64회 노영완 안수집사, 67회 최순봉 집사, 71회 양창근 집사, 72회 김홍중 집사, 76회 서민형 집사, 77회 박형수 집사(이상 9명)

우리는 기수 높은 선배들이 좌정하고 후배들은 병풍처럼 몇 겹으로 열을 지어 전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차 시간에 쫓겨 또는 급한 일로 미리 자리를 뜬 회원들이 있어서 좀 허전했다. 그러나 근래 보기 드문 중대 규모의 인원이다. 중동기독신우회의 좋은 자료로 남게 될 것이다. 예배부장 이성환 장로가 또 빠지지 않고 선물을 준비했다. 요술 거울... ‘후!’ 불어 성에를 끼게 하면 말씀이 돋아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