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꾀꼬리 사진을 찍었습니다.
4마리가 날아와 호두나무에서 벌레를 잡아먹더라구요.

꾀꼬리는 몹시 경계가 심한 녀석입니다.
나뭇잎 사이에 숨어 좀처럼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꾀꼬리를 좀 쉽게 볼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철부지 어린 녀석들이 아직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를 때지요.
어미에게서 독립한 녀석들이 더 따뜻한 곳을 찾아 가기 전에
열심히 나는 연습을 하는 바로 요즘이랍니다.

꾀꼬리는 몸 전체가 선명한 노란색이며, 부리는 붉은색입니다.
수컷은 더 선명한 노란색이며, 검은색 눈선의 폭이 넓습니다.
어린새는 가슴과 배가 흰색이며 검은색 세로줄이 있는 게 다릅니다.

꾀꼬리는 색은 곱지만 눈매가 몹시 사납게 생긴 녀석들인데 
제 영역에 들어온 다른 새들을 허용하지 않고 공격합니다.
한 번은 까치 무리와 큰 소리로 싸워 쫓아내는 것도 봤습니다.

십 년 넘게 꾀꼬리가 오는 날을 기록했는데
해마다 4월 28일부터 5월 5일 사이에 찾아오더군요.
3년 동안 연속으로 5월 초하루에 찾아온 적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5월만 되면 자연스럽게 여름철새인 꾀꼬리를 기다리게 된답니다.

8월말이나 9월초가 되면 더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겠지요.
때로는 “케엑, 케엑”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흉내 내기 어려운 수십 가지의 예쁜 소리로 우는 꾀꼬리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꾀꼬리 소리가 들리지 않고 
녀석들이 보이지 않으면 괜히 서운해진답니다.

꾀꼬리는 아름다운 모습에 울음소리가 맑고 다양해서 
예로부터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지요.
'삼국사기'에는 
‘펄펄 나는 꾀꼬리는 암수가 정다운데 
외로운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까？’ 하고 
암수가 정답게 노는 모습을 부러워한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가 전하며,
고려가요 '동동'에는 4월을 노래한 대목에 
‘사월 아니 잊고 아! 오셨네 곳고리새여‘라고 하여 
꾀꼬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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