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잠화 세 송이를 꺾어 
꽃병에 꽂았더니 거실이 향기로 가득합니다.
옥잠화는 오래도록 ‘정가네동산’을 상징하는 식물이었습니다.

만약에 내가 마당 있는 집을 갖게 되면 
꼭 옥잠화를 심어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에서 본 옥잠화 길이 너무 강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3년 전, 시골에 들어와 
돼지 축사가 가득 늘어서 있던 땅을 고른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정가네동산’ 진입로에 
하얀 꽃이 피는 옥잠화를 심는 일이었습니다.
20만 원을 주고 옥잠화 뿌리를 무려 140쪽이나 샀습니다. 
그것 때문에 아내에게 꾸지람을 크게 들었지요.

 진입로 양쪽으로 무려 15m 길이로 심었습니다.
옥잠화는 그해 여름부터 바로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10년 넘는 동안 동산을 향기로 가득하게 해 주었습니다.

꽃을 좋아하시던 우리 마을 종훈이 할머니께서는
나물로 먹는 지부나물을 돈을 주고 다 샀다고 흉을 보시더군요. 
시골에서는 흔히 '지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지부’는 산에서 자라는 일월비비추를 일컫는 이름입니다.

'옥잠화'는 중국 원산의 여러해살이풀로 
비녀 모양을 한 하얀 꽃이 피어서 이름이 옥잠화(玉簪花)입니다.
한여름에 저녁부터 새벽까지 밤중에 피는 꽃이지요.
뿌리에서 높이 올라온 꽃줄기에 긴 깔때기 모양의 하얀 꽃이 
아래서부터 차례로 하나씩 피어납니다. 
하나의 꽃대에서 수십 개의 꽃이 끊임없이 피고 지기 때문에 
꽃이 다 질 때까지 대략 한 달 정도가 걸립니다.
옥잠화는 늘 싱싱한 녹색의 잎을 볼 수 있으며, 
향기가 너무 좋아 누구나 화단에 몇 포기 심어볼 만한 꽃입니다.

* 
10년 이상 한 자리에 그대로 두었더니
점점 퇴화하여 올해는 꽃줄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무리 지은 사진은 몇 년 전에 찍은 사진으로 올렸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