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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한국콜마 윤 회장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8.12 00:41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8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 회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한겨레신문 강창광 기자)

한국콜마는 회사 창립 30 여 년 만에 국내 굴지의 기업이 되었다. 여기엔 많은 사람들의 땀과 헌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 최고 오너의 공력도 회사 발전의 앞자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콜마를 여기까지 성장시킨 것은 윤동한 회장의 강소기업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제약회사에 입사, 영업 경영 등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뒤 1990년 6명의 직원으로 한국콜마를 창립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산업계에서 무시 못 할 존재로 부각되었다. 이런 공로로 2014년 박근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까지 수여받았다. 그는 이순신 장군 전도사로 알려져 있으며 관련 책도 출판한 적이 있다.

그런 윤 회장이 회사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사퇴했다. 그의 사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사람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이 따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오늘날의 CEO는 영업이익만 많이 창출한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아니, 이익 창출을 위해서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세상을 합리적으로 보는 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것은 어느 한 쪽에 편향되지 않고 세상을 폭넓게 봐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금 제1야당인 자한당 소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도 정당 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럴수록 매사에 더 신중해야 한다. 윤 회장은 이것을 간과했다.

윤 회장이 일본에 가 있는 고려 불화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를 고액으로 구매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했다는 말도 들린다. 또 이순신 장군을 존경해서 그분의 용병술과 왜구와의 싸움에 적용한 전략전술을 21세기 기업 경영에 원용하기도 했다.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 목화씨를 몰래 들여온 문익점, 실학파의 한 사람인 정약용 등을 존경해서 그들에 대한 책을 섭렵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이쯤 되면 기업인으로서 인문학적 소양을 제법 갖춘 것으로 이해할 만하다. 나는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라고 권면한다. 잘 나가다가 하루아침에 주저앉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은데, 그들의 공통점은 세상을 보는 눈이 좁고 폐쇄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문학적 소양이 결핍된 결과다. 인문학은 넓고도 방대하다. 고정된 사고(思考) 틀을 강화시키기 위해 인문학을 이용하면 큰 코 다친다. 한계가 분명한 나의 생각을 인문학이라는 바다에 적시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국콜마 윤 회장이 인문학과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들을 자신의 편향된 사고를 보족(補足)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나 싶다.

좋은 예가 이번 일베 성향의 극우 유튜브 방영 사건이다. 지난 8월 7일, 전 직원 조회 시간에 하나의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주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 대처하는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는 동영상이다. 문제가 되자 저런 극단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동영상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자는 얘기 같은데 그야말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자한당 소속이고 한 때 박근혜 후원회 경북지역 대표를 맡았던 사람의 변명 치고는 낯 뜨거울 수준이다. 더욱 기업인인 윤 회장이 사원들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 이런 동영상을 틀었다? 정상적인 사고 구조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동영상이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것인지 대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구상유취(口尙乳臭) 수준이다.

한국콜마는 그룹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기업의 반열에 진입하는 도상에 있다. 그런 기업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허황되고 극단적인 언사를 내 뱉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영상을 조회 시간에 공동 시청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윤동한 회장 정도면 공인정신을 늘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를 늘 되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에 대해 그리고 문재인 개혁 정권에 대해 다른 의견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그 주제에 대해서 극우 세력의 가짜 뉴스에 가까운 동영상이 아니라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비판의 동영상과 글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엔 진정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염려하면서 하는 비판들도 있다. 그 정도를 공동 시청하고 건전한 비판 안(眼)을 갖게 하는 것이 한국콜마의 위상에 맞는 것이 아니었을까.

윤동한 회장은 회사 경영에 인문학과 역사를 접맥시켜 리더십 함양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 치기어린 젊은이의 비아냥성 유튜브 동영상 시청이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윤 회장이 칠십을 넘긴 연로한 사람으로 젊은이들이 즐기는 SNS에 서툴러서 벌어진 일이라며 양해를 구하는 그 회사 직원의 글도 읽어봤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윤 회장이 오늘(8월 11일)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대중의 힘이 매섭다는 것을 정녕 그가 몰랐을까. 한국콜마 관련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번지고 있다. 그의 사퇴가 한국콜마에 대한 부정접인 인식을 가시게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한국콜마는 아들 딸 등 가족과 윤 회장 측근들로 경영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이 사퇴하고 나서도 얼마든지 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흔히 그래왔듯이 소낙비가 지나가면 다시 경영 일선으로 컴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사퇴해서도 뒤에서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할 수도 있다. 윤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팔짱 끼고 있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윤 회장은 그 치기어린 젊은이의 유튜브 동영상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그 동영상 중 어느 부분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을 저급한 용어로 깎아내리는 대목이? 일본에 대적하는 것은 자멸하는 길이라고 한 장면이? 근거 없는 여성 비하가 그의 신경을 자극해서? 기업인의 잘못된 언행은 파급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모두가 정말 조심할 일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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