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 의원(김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지난 8월 1일이다. 아마 한국 정치인 중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포함되었다고 한 것 말이다. 당시 TV 사회자도 귀가 의심스러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절차까지 밟았다.

송언석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기재부 차관을 지냈다. 그 박근혜 정부도 일제 강점기 노역 피해자들의 배상 권리는 남아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이 이런 주장을 확신으로 갖고 있었다면 왜 박근혜 정부 때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냈는가.

이것은 일본 정부조차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개인 청구권 자체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이던 야나이 순지(柳井俊二)가 “개인의 청구권 그 자체를 국내법적인 의미로 소멸시킨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졌다(1991년 8월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 발언).

1993년 8월 4일 일본 관방장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는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이 담화문에는 일본이 한국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 동원한 것을 인정했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노 담화의 그 이후 일본 각의에서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니!

국제법과 국내법의 내용이 서로 어긋날 때 어느 것을 상위법으로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 헌법은 국제법을 국내법으로 수용하되 법 상호간의 관계에서는 헌법이 상위에 있고 법률과 국제법이 동등한 지위를 갖는 것으로 본다. 우리 헌법은 일제 강점기 때 행한 일본의 만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법에 의하면 “무력 분쟁 때 조직적인 강간, 성노예 및 성폭력 피해자가 보상 받을 권리는 평화조약 등으로 소멸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또 “범죄행위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구제받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국제인권 소위원회가 밝힌 바 있다.

국내외의 제법들을 검토행 볼 때, 1965년 한일 청구권으로 인해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송언석 의원의 발언은 일제의 강제 침탈을 정당화하는 아베를 지지하는 일본 자민당 의원의 발언과 너무나 닮아 의아할 지경이다.

송언석 의원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송 의원은 2018년 한 부모 가족의 ‘아이 돌봄 서비스’ 예산 61억 여 원을 삭감해 사회 취약 계층을 외면하는 비정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어서 나온 이번 ‘배상권 소멸’ 발언은 일본으로 하여금 우리를 공격할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

송언석 의원이 개인청구권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제 사회가 인정하고 있고 심지어 일본까지 부정하지 못하는 개인 청구권 소멸을 그가 주장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김천 시민뿐 아니라 전 국민이 요구한다. 그것에 대한 명확한 답변 내 놔라.

일본과의 한 판 경제전쟁이 진행 중이다. 송 의원은 진정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건지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식도 사회에 이바지하는 도구가 될 때 필요한 것이며, 학벌도 공동선을 위해 사용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정치인을 경계한다.

김동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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