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조마면을 지나가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조마면을 관통하는 지방도를 따라서 출퇴근을 합니다. 
김천 양금폭포를 지나서 한참을 달리다 좌회전을 하면 바로 조마면으로 가는 길입니다. 세래 큰 들을 지키는 시오리 신안제(堤)도 지나고 핸들을 지그시 잡고 한참을 달리다 보면, 인심이 후하기로 소문난 조마면 강곡리에 도착을 하지요.

감천(甘川)을 가로 지르는 큰 다리를 건너기 전에 유장한 물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뚝방길을 보시면 어느 해부터인지는 몰라도 배롱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아침에는 꽃을 활짝 피웠더군요.

요즘같이 고추잠자리도 깜박 졸다가 갈 정도의 삼복더위에다 따가운 햇볕까지 
머리에 이고 고고하게 비켜서서는, 조마면에 오시는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듯이 멋지게 인사를 건넨답니다.

한줄기 산들바람이 비켜 가면 배롱나무는 이리저리 손을 흔들기도 하고 예쁜 꽃잎은 "하롱하롱" 떨어지기도 하지요

樹皮(수피)를 보면 이상하게도
군더더기 하나 없는 것이 선비가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리는 뭐 그런 결기가 느껴지는 게 여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양반님네나 선비들이 배롱나무를 좋아했던가 봅니다. 

근데 대체 누가 심었을까요? 떠나간 님을 그리워하는 조마출신 어느 시인이 심었을까요? 아니면 조마면에서 태어나신 분 중에 제일 유명하신 분이 
참 언론인 몽향 최석채 선생이라더만, 이분을 존경하는 면민들이 몽향의 선비 같은 기품을 잃지 말고 꿋꿋하게 살고 또 기리자며.... 뭐 그런 뜻으로 
저 배롱나무를 심었을까요?

아...그렇다면 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강곡리에 살고 계실수도 있겠습니다.
혹시나 배롱나무를 심은 사람이
저만치에서, 나처럼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는 휴대폰을 꺼내서 요래조래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배롱나무를 다른 이름으로 목백일홍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꽃이 백일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해서 그렇게 불린다지요? 
저 꽃이 백일동안 피어 있으면 
조마면에 큰 풍년이 든다고도 합니다. 

ㅎ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배롱나무야...석 달 열흘만 그렇게 피어 있어라..." 

그리구요. 배롱나무의 꽃말은 
'떠나간 님을 그리워 함'이라고 합니다.

                                      (몽향 최석채선생의 흉상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지만 조마면 출신중에 가장 유명하신 분이 몽향 최석채라는 언론인입니다. 물론 최근에도 유명하신 분들이 너무 많지만 생략하겠습니다.

'몽향 최석채'....
이분은 참(眞) 언론인이지요. 권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할 말을 하는 사람! 
저도 이 분을 많이 흠모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인지라 진짜로 나서야 할 때에도 앞에 나서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농부로 사는 것이겠지요.

뭐 어쩌겠습니까 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요즘같이 가짜 언론인들이 판치고, 정작 나서야 할 정치인은 엉뚱한 소리나 지껄이는 한심한 세상입니다. 
큰 산같이 든든한 사람 몽향 최석채 선생이 그리운 이유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그랬답니다. 
아침 출근길에 선비의 상징이라는 배롱나무꽃을 찍으면서 혼란한 현 시국(時局)을 생각했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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