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발행인 시평
[발행인 시평] 친일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7.14 23:33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한 대학 교수가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해서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걸 논의의 주제로 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아무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주장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친일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그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행동하는 자유시민)는 이런 도발적 발언으로 언론을 탄게 한두 번이 아니다. 돌출발언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언주(무소속) 의원이 이 교수와 함께 그 단체의 공동대표로 되어 있다. 자유우파 시민정치단체라는 말에서 보듯이 극우 성향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수이니만큼 ‘친일 당연론’을 주장했다고 해서 크게 이슈화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 때도 친일파가 있었고, 해방정국에서도 친일파가 득세한 우리나라였다. 아직도 친일파의 맥을 잇고 있는 세력이 이 나라의 주류를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도 그런 유의 한 사람이다. 그는 투쟁의 전선을 오로지 문재인 정권에 맞추고 있다. 역사는 지그재그로 발전하고 정권도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 잡는 것은 세계 역사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 교수 유(類)의 사람들은 진보-개혁 정권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다.

이렇게 되다보니 문재인에 반대하는 세력과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궤를 같이 하려 한다. 일본 극우세력도 괜찮다. 이단 종교 집단도 상관없다. 문재인과 김정은에 반대하면 바로 내 편이 되고 동지가 된다. 그들의 결속력도 만만치 않다. 마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처럼, 독재정권 아래 민주화 운동가들과 같은 확신으로 투쟁을 하고 있다.

'친일은 당연하다’는 말도 이런 배경 아래에서 나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제가 연합국에 패배해 한반도에서 물러갈 수밖에 없었다. 물러가면서 그들은 재침의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만만했다. 그 자신감은 한민족의 분열상에 기인했다. 작금과 같은 상황을 그들은 정확히 예견했다.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는 생명이 다 되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또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이 있다. 한민족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민족이다. 그런 우리가 사분오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치열한 국가 경쟁 시대에 안타깝기 짝이 없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인정되는 제도이다. 하지만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이 있다. 진선미(眞善美)의 가치와 세계 평화, 인권, 약자 사랑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폄훼되어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건 세월호 단식 농성장 앞에서의 일베류 폭식 투쟁을 기억할 것이다. 친일하면 어떤데? 식의 이 교수의 발언도 예외가 아니다. 금도(禁度)를 넘어선 것이다.

불고염치(不顧廉恥)라는 말이 있다. 염치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일제시대 친일파들은 자신들의 행보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 민족을 배신하고 일제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갑자기 해방의 날이 닥치자 이렇게 빨리 올 줄 알았으면 친일을 하지 않았을 텐데... 라며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군사문화가 한창 득세하던 유신독재 때도 그랬다. 독재정권의 강압통치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구속될 걸 뻔히 알면서도 항거가 그치지 않았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민주주의가 한 단계 한 단계 성숙해 온 것이다. 당시 독재정권에 빌붙어 호의호식(好衣好食)하던 자들에게도 최소한의 염치는 있었다. 민주화운동을 하던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심정을 밝히며 자주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승만 박정희 독재를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찬양한다. 군국주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성조기와 일장기 심지어는 이스라엘 국기까지 흔들며 거리를 행진한다. 일베, 태극기부대, 극우 기독교  등이 그 중심 세력을 형성한다. 그들의 주장은 김정은 체제의 전복이고 그에 동조하는 문재인을 퇴출시키는 것이란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경제적 부(富)가 좀 뒤져도 염치를 아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나라는 희망이 있다. 아무리 풍성해도 가치관이 전도된 나라는 희망이 없다. ‘친일은 당연하다’고 외친 대학교수가 있고 그 말에 장단 맞추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은 국가의 가치관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증거다. 친일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정체성의 부정이고 역사에 대한 왜곡이기 때문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 : 김천일보 김천iTV  |  경북 김천시 거문들1길 88-74  |  전화번호 : 054-436-2287
등록번호 : 경북, 아 00398  |  대표전화 : (054)437-0478  |  등록일 : 2016년 01월 18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명재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숙  |  e-mail : gcilbonews@daum.net
Copyright © 2019 김천일보 김천iTV.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