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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7월(이오덕)
취재부 | 승인 2019.07.10 13:05

               시 : 7월

                                        

이오덕(아동문학가, 소설가, 교육운동가, 1925-2003)

앵두나무 밑에 모이던 아이들이
살구나무 그늘로 옮겨가면
누우렇던 보리들이 다 거둬지고
모내기도 끝나 다시 젊어지는 산과 들
진초록 땅 위에 태양은 타오르고
물씬물씬 숨을 쉬며 푸나무는 자란다

뻐꾸기야, 네 소리에도 싫증이 났다
수다스런 꾀꼬리야, 너도 멀리 가거라
봇도랑 물소리 따라 우리들 김매기 노래
구슬프게 또 우렁차게 울려라
길솟는 담배밭 옥수수밭에 땀을 뿌려라

아, 칠월은 버드나무 그늘에서 찐 감자를 먹는,
복숭아를 따며 하늘을 쳐다보는
칠월은 다시 목이 타는 가뭄과 싸우고
지루한 장마를 견디고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어야 하는
칠월은 우리들 땀과 노래 속에 흘러가라
칠월은 싱싱한 열매와 푸르름 속에 살아가라

 

* 이오덕 선생을 떠올린다. 그의 순수한 마음을 되새긴다. 꾸밈없는 삶을 되짚어 본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가. 이오덕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한 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설가, 시인, 문필가, 교사, 교육운동가, 국어 연구가... . 이것 외에도 더 많은 것을 갖다 붙여도 가(可)하리라. 그러나 나는 그를 아동문학가로 생각한다. 그는 아동으로 시작해서 모든 것이 아동으로 끝났다.
시 7월도 그렇다. 아이의 눈으로 7월을 보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시 ‘7월’에는 어른의 머리에 고정되어 있는 셈이 없다. 농사가 잘 되어 소득이 올라가기를 바라는 기대도, 폭풍우를 동반한 장마를 염려하는 마음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응시하는 해맑은 아이의 눈만이 존재할 뿐이다.
앵두나무가 살구나무로, 보리타작 뒤 모내기가, 거기에 뻐꾸기와 꾀꼬리 소리가 잠잠해질 쯤엔 벼가 성큼 자라 김매기를 해야 한다. 7월의 시간 흐름을 이렇게 소재의 변화로 노래하고 있다. 여기 머물면 결(結)이 생략되었다 할 것이다. 찐 감자와 복숭아를 먹고 자연을 휘 둘러보는 여유... . 땀과 노래, 싱싱한 열매는 태풍과 홍수를 이겨낸 보상으로 봐도 좋다(耳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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