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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칼럼] '비핵화'에 담긴 두 가지 편견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편집부 | 승인 2019.07.06 10:47

온통 '비핵화'이다.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중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나", "중국,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나"와 같은 제목과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북미회담을 주로 '비핵화 회담'으로 표현해온 것처럼 이러한 경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더욱 큰 문제가 있다. '비핵화'라는 표현 속에는 두 가지 편견이 담겨 있고, 그래서 정작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는 비핵화가 마치 한반도 문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진실과도 다르고 북미 공동성명과도 차이가 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된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1항으로,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2항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3항으로, "미군 유해 송환"을 4항으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잘 알 수 있듯이 북미협상은 이들 네 가지 합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비핵화는 이들 가운데 일부이자 다른 사안들의 진전이 있을 때 다가설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의 선의와 실천도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비핵화로 국한해서 표현하면 북한에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처럼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아직 미흡하긴 하지만 북한은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유예했고 미군 유해도 일부 송환했다. 반면 미국이 취한 것은 거의 없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내용적으로 대북 안전보장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이 있는 한미군사훈련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단"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축소"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라는 편견어린 표현 속에는 이러한 팩트를 담기 어렵다. 

두 번째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의 비핵화'로 국한시키는 것이다. 북한이 당사자로 포함된 합의문 어디에도 '북한의 비핵화'는 없는데도 상당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렇게 표현하거나 간주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는 온갖 주장이 넘쳐나지만, 한반도 비핵화의 또 하나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대북 핵위협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문제가 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정작 비핵화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마땅히 이뤄야 할 목표이지만 한반도 비핵화'만'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북한과 북미가 합의한 사항들을 동시적이고 병렬적으로 이행해나갈 때 비로소 이룰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북핵 문제는 해결해야 하지만 북한'만' 비핵화한다는 것도 비현실적이고 불공평하다. 그 이유는 미국의 <에이피> 통신이 2010년 10월 10일에 한국전쟁 발발 60년째를 맞이해 미국의 비밀 해제 문서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너무나도 잘 담겨 있다.

"1950년대부터 오바마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반복적으로 북한에 대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해왔고, 계획해왔으며, 위협해왔다. 이러한 미국의 핵 위협은 북한에게 핵무기를 개발·보유할 구실을 주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정욱식 대표(평화네트워크)

끝으로 한 가지만 질문하고자 한다. '비핵화'라는 표현의 홍수 속에서 정작 문재인 정부나 국민들 다수가 생각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비핵화는 존재하는가? 아마도 작년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가장 높은 빈도수를 나타낸 단어는 '비핵화'일 것이다. 그런데 국민 다수가 이해하고 지지하며 이에 힘입어 정부가 추구해야 할 비핵화의 정의와 목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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